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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한남3 공문 내용은?…조합원 "깨진 신뢰, 약속 지켜줘"

  • 등록 2024.10.16 08: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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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조합에 깊은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한남4구역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조합과 어떠한 사전 협의 없이 우회도로를 활용하겠다고 홍보물을 배포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우회도로 사용 관련해선, 한남3구역이 얻을 실질적인 효익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기재했다. 현대백화점 입점 불발과 관련해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컨셉의 백화점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정비업계 따르면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에 '한남4구역 수주 홍보 활동에 대한 공문'을 지난 11일 전달했다. 현대건설의 공문을 받아본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실망한 반응이다. 한남3구역 계획도로를 한남4구역 수주에 활용하겠다는 점에 대해 사과보다는 양해를 구하는 취지로 공문 내용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계획도로 관련 이해를 돕기 위해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도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지 못하는 부분이다.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이 2년 전 입찰 당시 약속했던 제안 내용을 지켜달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5월 한남3구역 정기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입점 ▲상가 7-2블록 통매입 ▲HUG보증수수료 대납 등의 약속을 지키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대건설 도시정비 쪽 임원(상무)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조합원들을 응대했다. 당시 총회 현장에서 조합원들은 피켓시위를 진행하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 때만 하더라도, 사업비와 이주비 모두 HUG보증 없이 현대건설 자체 지급보증으로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HUG보증수수료=0원' 문구를 홍보에 활용했지만, 올해 한남3구역은 자체적으로 HUG보증수수료를 부담했다.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 입점 불가와 더불어, HUG보증수수료 부담도 법률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정기총회에서 직접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GS건설, DL이앤씨와 입찰경쟁 당시, 타사 대비 높은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HUG보증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주비 3조원을 5년간 빌린다고 가정했을 때, HUG보증수수료율(연 0.35%)을 감안해 약 525억원 절감이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의 좋은 사업 조건 중 하나로 인지했고, 이는 시공사 선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 감사도 이 점을 총회 때 지적했다.

 

집행부는 HUG보증수수료 대납 건으로 소송에서 이길 승산은 낮다고 판단했지만, 이사들의 요청으로 현대건설에 지급 요청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건설의 제안 조건 중 하나였기에 조합원들은 여전히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올해 4월 정기총회 당시엔 현대백화점 입점 자체가 불가하며 상가 7-2블록을 통째로 매입하겠다고 약속한 내용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반발을 의식해 총회 때 나온 현대건설 임원은 상가 7-2블록 매입과 관련, 조합원 분양가로 주실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을 수주할 때, 상가 미분양 시 최초 일반분양가 금액으로 100% 대물변제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대비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남3구역 A조합원은 "현대백화점 입점도, 상가 7-2블록 매입도, HUG보증수수료 부담 제로도 어느 것 하나 지켜진 게 없다"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약속한 내용을 조합원들과 지키지도 않는 상황에서 옆 구역 가서 우리 사업장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말문이 막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업장에 약속한 조건들을 이행해 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최근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자사 사업장이 홍보에 활용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 홍보자료에 한남3구역 내 계획도로를 활용해 1년 이상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2,2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남4구역은 내수재해 위험지구인 만큼, 자연 배수 유도로 저지대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해 임시 우회도로를 설치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임시 우회도로를 설치하는 대신 한남3구역의 계획도로를 대신 활용해 사업비를 절감시켜주겠다고 홍보한 것이다.

 

한남3구역 B조합원은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수주에 전력을 다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우리 구역 먼저 생각해 줬으면 하는 게 조합원들의 마음"이라며 "향후 공사비 증액을 위한 협의도 진행될텐데, 입찰 당시 약속하지 못했던 내용들은 분명 공사비 협의 과정에서 다시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현우 기자 jinbio92@housing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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