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 경쟁입찰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치러지게 됐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단독응찰에 따른 수의계약(Private) 형태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용산정비창은 오랜 기간 꾸준한 수주의향을 나타낸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의 격전지로 새롭게 부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고심 끝에 내놓은 프로젝트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프로젝트명은 수주 대상 사업장을 향한 일종의 출사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16일 정비업계 따르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김영식 조합장)은 최근 시공사 입찰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의 유효경쟁을 성사시켰다.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환경을 딛고, 대형 건설사 2곳의 러브콜을 이끌어내면서 당분간 업계 관심을 독차지할 전망이다. 조합원들 역시 유효경쟁 성립에 고무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단독응찰보단 경쟁입찰에서 얻어낼 조합원들의 경제적 실익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과거 장수가 전쟁에 나가기 전 출병의 뜻을 적어 임금에게 올리던 글을 '출사표'라고 한다. 경쟁입찰에서 출사표는 곧 '프로젝트명'으로 통한다. 프로젝트명에 함의된 내용을 살펴보면, 양사가 어떤 개발 컨셉과 태도를 담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명이 갖는 의미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물론 프로젝트명도 하나의 제안일 뿐, 향후 준공 후 아파트 단지명은 조합원들의 총의로 결정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프로젝트명은 [THE LINE 330]이다. 한강변에서 가장 긴 스카이라인 커뮤니티(330m)를 조성,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 의미를 극대화한다는 전력이다. '선'을 의미하는 라인(LINE)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연결'이다. 용산아이파크몰을 거점 인프라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용산역전면 공원 지하개발과 용산 철도병원 부지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힌 셈이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입지적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바로 맞닿아 있는 복합개발(주거+업무+상업)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단순히 아파트만을 짓는 일반적인 유형의 재개발·재건축과는 성격이 다르다. 각각의 건축물 용도에 맞게끔 토지 이용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디벨로퍼'의 영역과 가깝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곳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주대상 사업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수십년 간 사업을 영위해 온 건설사다.
그만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지역적 특성(인구·문화·교통 등)을 전제로 한 입찰제안이 가능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뉴욕의 허드슨야드나 도쿄의 롯폰기힐스, 아자부다이힐스와 같이 서울의 '스카이라인'에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최장 330m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와 360도 한강을 볼 수 있는 하이라인 커뮤니티는 단지 내 머물 시간이 가장 많은 조합원들의 삶과도 연결돼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설사 중에서 유일하게 개발(Develop)을 네이밍하고 있는 회사"라며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은 복합개발 사업장임과 동시에, 주변 지역과의 복합적인 연계도 깊이 있게 고려되어야 하는 사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벨로퍼인 당사가 가진 역량, 주변 지역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고려해 조합원들의 자산가치 상승만을 생각하며 사업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