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8구역이 사업대행자(신탁사) 선정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이미 조합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니 신탁사 선정이 불필요하다는 입장과 신탁사에 자금조달·관리 업무를 맡겨 사업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서다. 최종 결정은 8월 말 결정될 것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불광역 더블역세권에 자리한 해당 사업장은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로, 공공지원 조합직접설립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됐다. 탄탄한 학세권(불광·대은초)과 숲세권(불광산·북한산공원) 입지를 두루 갖춰 알짜 단지로 통하는 사업지다. 현재 대상지엔 ㈜코리아신탁이 사업대행자로 선정되고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신탁 사업대행 반대 측 "신탁 수수료 부담 커…신탁등기 거부감도"
신탁사의 사업대행을 반대하는 소유주들의 목소리는 명료하다. 사업 극초기 단계에서의 신탁사 역할은 분명하나, 조합이 설립된 상황에서 굳이 신탁의 효용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란 게 이들의 입장이다. 불광600번지 일대 주민 협의회에선 신탁 수수료(전체 분양 매출액의 0.5~1.5% 수준)가 수십억원에 달할 것을 우려하며 "분담금 줄이기가 급선무인데,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즉 대상지의 개발 규모가 크지 않으니 애초에 고정비 부담을 줄이자는 의견이다.
또 이들은 신탁등기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금융당국 권고사안에 맞춰 신탁사는 전체 소유주의 10% 내외에서 조합임원 관계자들로부터 신탁등기를 받아야 한다. 사업의 성패는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신탁등기를 받는 건 일종의 담보 성격인 셈이다.
신탁등기를 진행할 경우, 신탁사는 정비사업 시행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신탁사가 임의로 부동산을 매도하거나 저당권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탁회사가 혹시 부도가 나더라도, 신탁사의 고유재산과 구별해 관리되기 때문에 신탁한 부동산이 경매처리되는 등의 불이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 토지등소유자 A씨는 신탁사가 강조한 '공사비 최소화 실현' 주장에 대해선 "전문가로 불리는 신탁사 소속 직원이 시공사와의 공사비 협상에서 어느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득이한 경우엔 신탁사가 아닌 별도의 CM업체를 선정하면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신탁대행자 방식의 성공사례를 많이 들어보진 못한 것 같다"고 의견을 더했다.
◆ 코리아신탁 "공사비 절감 약속…모든 의사결정은 조합원 뜻에 맞출 것"
코리아신탁은 신탁대행 방식의 이점으로, 비전문가인 조합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을 꼽았다. 사업시행자는 엄연히 조합이기 때문에 대행 역할만 할 뿐, 조합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탁계정대를 통한 시기별 자금조달 역할도 부연했다. 신탁사 법무·기술팀을 투입해 공사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무분별한 용역비 지급을 방지하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신탁등기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선 "자금조달은 회사 자본을 통해 이뤄지며, 소유주들의 재산을 담보로 이뤄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즉 일부 소유주들의 걱정과 달리, 신탁등기는 신탁사가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일궈 나간다는 단순 계약서 성격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코리아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금융감독원의 관리 감독하에 있는 금융회사로 사업비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집행한다"며 "사업성 분석, 계약서 검토, 체계적인 일정 관리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불광8구역의 경우 일찍부터 다수 시공사들이 사업지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으며 관심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상지에 수주의지를 보이는 시공사는 ▲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효성중공업 ▲HJ중공업 등으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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