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의 편의를 위해 계약조건 변경된 내용 말씀드렸습니다. 계약금 5% 입금하시고 빠른 시일 내 내방 부탁드립니다."
DL이앤씨가 짓는 '아크로여의도더원'이 계약조건을 일부 변경하며 수분양자 재모집에 착수했다. 이달 초 청약을 진행했으나, 계약 체결이 불발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4월부터 11월까지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계약금을 절반 덜어주는 후속조치를 빠르게 단행했다.
27일 분양업계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원트웬티파이브PFV는 총 공급금액에서 계약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존 10%에서 5%로 하향 조정하며 분양 마케팅에 재돌입했다. 줄어든 계약금 비율(5%)은 중도금으로 이전된다. 이로써 수분양자들의 중도금은 60%에서 65%로 늘어났지만, 한국자산캐피탈로부터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추가되는 부담은 없다.
원트웬티파이브PFV는 이달 23일 한국자산캐피탈로부터 약 572억원을 차입하는 대출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사업시행자가 수분양자들을 대신해 내줘야 할 중도금 대출이자를 빌린 것이다. 이때 ㈜엠디엠플러스가 약 743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섰으며, 원트웬티파이브PFV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대신 자금보충해 줄 것을 약속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수분양자들은 최소 7,300만원에서 최대 2억원의 계약금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로 받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입주예정일인 2026년 12월까지 계약금 5%만 내면 오피스텔 분양권을 소유하게 된다. 반면 분양대금으로 공사비와 금융비용 등을 내야 하는 사업시행자 입장에선 반대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다.
원트웬티파이브PFV는 아크로여의도더원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다. 보통주 지분을 들고 있는 ㈜엠디엠플러스가 실질적인 사업 주체다. 종합 부동산 개발회사인 ㈜엠디엠플러스가 주주이자,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종 사업·운영비를 특수관계인 차입(이자율 4.6%) 형태로 빌려주며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오피스텔 최초로 자사가 보유한 최상위 브랜드 아크로(ACRO)를 내세우며 이번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아크로여의도더원은 옛 유수홀딩스 자리에 올라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로 지하 7층-지상 29층, 1개동으로 이뤄지면 오피스텔 총 공급물량은 492실이다. 분양가는 최소 14억6,500만원에서 최대 40억6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MDM그룹이 중도금 이자까지 부담해줘 실질적으로 1~2억원 안팎의 계약금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분양대행사는 잔금을 치르는 입주 연도가 2026년이라 현재와 같은 기준금리는 아닐 것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미분양 물량을 최대한 많이 소진하기 위해 계속해서 분양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