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전 백지화됐던 '서울항 사업'을 다시 한번 재추진한다. 이르면 내년 봄 여의도에서 출항한 여객선이 인천 덕적도까지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2026년 상반기 개항 예정인 서울항 조성에 앞서 여의도한강공원 내 신규 선착장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잇는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선박 운항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신규 선착장의 위치는 마포대교 남단과 서울항 예정지 사이 공간으로, 다양한 규격의 선박을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 가능한 많은 선박이 활발히 왕래하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선착장은 이달부터 설계에 착수하며 2024년 1월 선박 시범운항을 거쳐 같은 해 2월 본격 운항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민간 공모를 통해 사업자 선정도 마친 상태다. 선착장 조성 및 선박 도입은 순수 민간자본으로 이뤄진다.
여의도 선착장 완공과 동시에 서울시는 민간선사와 협력해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 운항 노선(연간 150회, 1일 1회 기준)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운항 기본노선은 '여의도 선착장~아라김포여객터미널~아라인천여객터미널'이며 향후 민간선사 및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서해도서 등 운항 노선을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들은 인구 1,000만의 큰 도시 한가운데 강폭이 한 1km 정도에 이르는 엄청난 수량을 가진 한강에 감탄한다"며, "해외관광객 3,000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이번 여의도 선착장 조성을 시작으로, 한강~경인아라뱃길의 정기운항, 서울항 개항 등의 계획을 구체화 나감과 동시에 환경단체들과도 꾸준히 대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 한강의 자연성 역시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관계자도 "5000t급 여객선은 중국 등 가까운 해외여행도 가능하다"며 "서울에서 배를 타고 제주도나 전남 여수를 오가는 관광 상품도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한강과 경인아라뱃길 구간에 볼거리가 적다는 점 등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대형 유람선이 운항할 경우 밤섬 등 한강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울러 수익성에 대한 논란을 극복하는 것도 큰 과제 중 하나다.
이에 서울시는 "한강의 자연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환경단체들과 꾸준한 대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는 수생태계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환경영향평가 용역과 한강 주운수로 인근의 어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어업피해 영향조사용역을 이르면 오는 5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