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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저버린' DL이앤씨, 삼환가락 포기 파장…한남5·산호 영향?

  • 등록 2024.05.28 1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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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가 내부심의 끝에 송파구 삼환가락 시공권을 돌연 포기한 배경으로는 '대표이사 교체'에 따른 경영기조 변화가 우선 지목된다. 정비업계는 시공사가 수의계약(Private) 체결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에도 불구, 갑작스레 이탈했다는 점에 화들짝 놀란 분위기다. DL이앤씨 입장에선 이윤창출이 우선이기에 수주 포기는 오롯이 기업 의사결정의 영역이지만, 조합 입장에선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등의 재산상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이 실망감과 허탈감을 표하는 이유다.

 

이에, DL이앤씨의 단독입찰이 진행중인 혹은 예상되는 사업장(잠실우성4차·한남5구역·용산산호·도곡개포 등) 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10일 주주총회에서 서영재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을 처리했다. 2021년 기업 분할 이후 처음 단행된 대표이사 교체였다. 현재 비건설 출신인 서영재 대표 취임 이후, 임원 대부분이 교체된 상황이라, 도시정비 쪽 사업장 수주 환경도 계속 변화할 전망이다.

 

경영진이 바뀐 후, DL이앤씨는 적잖은 시간을 공들여 온 삼환가락 수주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연초 사업시행계획(안) 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에 나섰던 삼환가락 입장에선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결정이다. 시공사 선정이 지연될 경우, 후속 사업도 밀리게 된다. 이로 인한 금융비용은 온전히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다.

 

더욱이 DL이앤씨는 다른 건설사가 삼환가락 시공권에 관심을 갖는 행위에 불편함을 내비쳐 왔다. 건설업계에서 DL이앤씨의 삼환가락 수주가 정해진 수순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본 이유다. 삼환가락은 DL이앤씨가 철수함에 따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오는 6월 초 수의계약 체결을 위한 입찰공고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DL이앤씨 참여를 아예 배제하는 내용이 최근 이사회에서 논의됐다. DL이앤씨가 아크로(ACRO)가 아닌 e편한세상으로 입찰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 따른 조합의 후속 조치인 셈이다.

 

DL이앤씨의 삼환가락 철수는 다른 사업장에서도 긴장감을 갖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도 DL이앤씨와 수의계약 체결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잠실우성4차 1차 경쟁입찰 때 응찰했으나, 2차 때에는 불참했다. 조합원들에게 홍보해 온 하이엔드 브랜드(ACRO)로 입찰하려면, 공사비 예가를 상향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당 공사비는 종전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약 6.5% 가량 올랐다. 잠실우성4차도 선별수주라는 명목 하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장 중 DL이앤씨의 단독입찰 가능성이 높게 대두되는 곳은 한남5구역(재개발)과 용산산호(재건축), 도곡개포한신(재건축) 등이다. DL이앤씨는 용산산호 측에도 공사비 예가를 올려줘야 입찰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하며 조합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잠실우성4차와 비슷한 논리(하이엔드 브랜드 'ACRO' 입찰)로 공사비 상승을 요청한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DL이앤씨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운 영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입찰 참여를 위한 협의 과정에서는 공사비 상승 목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며 "DL이앤씨가 꽤나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도곡개포한신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기에, 삼환가락과 마찬가지로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현우 기자 jinbio92@housing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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