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역 역세권 재개발 사업이 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Private Deal) 체결 여부를 조합원들한테 묻는다. 당초 군포시 내에서도 높은 입지 경쟁력을 지녔기에 경쟁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다수 조합원들의 바람과 달리 두 건설사가 맞손을 잡게 됨에 따라 무혈입성이 결정됐다. 최근 기대감을 안고 홍보관을 찾았던 조합원들은 건설사의 무성의했던 운영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15일 정비업계 따르면 금정역 역세권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과 정비사업위원회(이규원 위원장)는 이달 16일(토) 대림대학교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결을 받아야 할 안건으로는 ▲제1호(사업비 집행내역) ▲제2호(기수행업무 보고) ▲제3호(시행규정 변경) ▲제4호(회의 비용) ▲제5호(2024년 사업비 예산) ▲제6호(2024년 운영비 예산) ▲제7호(자금 차입) ▲제8호(시공사 선정) 등이 상정된다.
이중 재개발 사업 향방을 결정짓게 될 [시공사 선정] 안건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정역 역세권은 1차·2차 경쟁입찰을 진행했지만 복수의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수주의욕을 내비쳤던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출혈경쟁을 피하고 시공권을 나눠갖기로 합의하면서다. 통상 시공권을 두고 첨예한 경쟁 양상이 펼쳐질수록 조합원 입장에선 더욱 유리한 공사 조건을 받기가 수월해진다.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건설사는 오히려 컨소시엄 단독 응찰 과정에서 입찰지침과 다른 내용의 제안서를 가져왔다. 입찰지침과 다른 내용은 ▲간접공사비(지장물 철거·이설 공사비) 제외 ▲물가상승 지수 변경(소비자·건설공사비 中 낮은 값→건설공사비) ▲지질여건에 따른 공사비 변동 가능성 포함 ▲착공 이후 준공 시까지 물가지수 월할 적용 등이다. (2023년 11월 본지 보도 : https://housingwatch.co.kr/news/article.html?no=23703)
입찰지침서는 무분별한 공사비 인상을 막는 방향으로 작성됐으나, 두 건설사는 이같은 방침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토지신탁과 정비사업위원회가 반발함에 따라 결국 입찰지침서를 따르기로 번복했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 수 조합원들이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두 건설사가 처음으로 가져온 제안서엔 향후 공사비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고자 한 속내가 고스란히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홍보관도 성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보관은 조합원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식 석상이다. 조합원들과 만나는 첫 대면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홍보관에는 주택 모형과 게시물 모두 찾아볼 수 없었고, 유일한 시청자료였던 홍보영상만이 나오고 있었다. 물론 홍보관에 주택 모형을 의무적으로 비치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경쟁입찰이었다면 분명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조합원들은 입을 모은다.
금정역 역세권 A조합원은 "사실 홍보관이 얼마나 잘 꾸며져 있을지 기대하고 갔지만 홍보영상 외엔 볼 수 있는 게 마땅치 않아 정말 많이 속상했다"며 "아직 시공사로 선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잡은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향후 도급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거리가 양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B조합원은 "정비사업위원회와 시공사 간 공사비 예정가격을 두고 이견을 좁혀나가는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찰지침서와 다른 사업제안서, 홍보관 모두 성에 차지는 않지만 향후 선정된 후 도급계약(안)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갈등 없이 잘 해결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