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포미도1차가 속도감 있는 사업 전개로 연일 화두로 회자되는 가운데, 국내 탑티어(Top-tier) 설계사로 손꼽히는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 희림건축이 모두 입찰경쟁에 뛰어들며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2년 전 압구정 재건축 4개 단지를 모두 석권했던 곳들이기에 반포미도1차의 입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모작품 마련에 대내외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5일 정비업계 따르면 반포미도1차 재건축 추진위원회(김승한 위원장)는 최근 설계작품 응모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디에이건축-해안건축-아카디스(Arcadis) 공동사업단과 희림건축이 입찰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당초 3파전 구도가 감지되는 분위기였으나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은 예상외로 컨소시엄을 구상해 응찰했다. 글로벌 건축 명가인 아카디스는 유수의 정비사업장에서 국내 시공사들과 협업을 많이 해 온 곳이다.
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사를 뽑게 되면, 각 사업장별 특성에 맞는 응모작품을 제안받을 수 있어 장점이다. 다만 설계사 입장에선 경쟁입찰에 참여 시, 적잖은 수주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형 설계사들이 맞붙을 경우 단순한 매몰비용(Sunk Cost)보다도, 입찰에서 패했을 경우 브랜드 경쟁력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형 시공사들과 마찬가지로 입찰경쟁을 최대한 지양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반포미도1차와 같이 핵심사업장으로 꼽히는 예외적인 경우는 다르다.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 희림건축이 압구정에 이어 모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다. 디에이건축은 압구정2구역과 압구정4구역을 거머줬고, 해안건축과 희림건축은 각각 압구정5구역, 압구정3구역의 설계권을 확보했다. 당시 압구정 재건축 단지 내 설계경쟁은 시공사 입찰경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모습을 나타낸 바 있다.
예정 설계금액은 총 85억원으로, 건축연면적 1㎡당 적정 단가가 책정됐다. 응모작품 접수는 오는 5월 8일(목)까지다. 주민총회에서 예비 조합원들이 직접 당선작을 뽑을 예정이다. 현장은 고무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주민들의 단합력에 기초해 신속한 추진위원회 설립을 마쳤고,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응모된 작품은 설계사 선정을 위한 계획(안)일 뿐, 실제 그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압구정 역시 설계공모 당시 제안했던 계획(안)대로 진행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인허가청을 상대로 건축심의를 받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변경되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사들이 조합원들을 상대로 분담금을 절감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내용도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