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수색-광명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노량진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진땀을 빼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법적 타당성을 내세우며 절차상의 하자가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성이 부족한 해당 사업이 충분한 의견수렴조차 이뤄지지 않은 졸속 행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29일 정비업계 따르면 국토부 주관 하에 노량진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색-광명 고속철도 건설공사 관련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최근 개최됐다. 해당 자리엔 국토부 사무관, 국가철도공단, 용역사 직원들을 비롯해 5인의 주민대표가 자리를 채웠다. 시작 전부터 주민들은 '결사반대'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두르며 의지를 다졌고,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수색-광명 고속철도 사업은 경의선 수색역 인근에서 경부고속선 광명역을 잇는 총 24.525Km의 건설 계획이다. 선로용량을 늘리고 통행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열차운행의 안정성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계획수립과 승인은 국토부, 협의는 환경부가 각각 역할을 맡고 있다.
계획노선 검토(안)을 살펴보면 과업시점부터 종점까지 ▲검토1안(23.57Km) ▲검토2안(24.53Km) ▲검토3안(22.49Km) 등의 3가지 계획이 마련돼 있다. 당초 국토부는 원안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철도운행의 특성과 속도 등의 문제로 정비구역 3곳(노량진1·5·8) 지하를 관통하는 검토2안을 고려 중인 모습이다.

이를 두고 노량진 주민들은 우선 국토부의 '깜깜이 행정'을 지적하고 나섰다. A주민대표는 "주민들이 철도 사업과 관련한 설명회에 참석한 적이 없다"며 "주민 없는 설명회에서 어떠한 반대도 없었다는 건 억측 아니냐"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공청회도 뒤늦게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2,792건 가량 의견을 내면서 요건이 충족된 것"이라며 "설명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공청회 성격도 의미가 없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이어 안전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B주민대표는 "고속철도가 재개발 착공 시점 지하로 지나가면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반침해로 인한 싱크홀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면서 "속도가 우선인지, 사람목숨이 우선인지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의견을 더했다.
당일 현장에 모인 노량진 주민들은 공청회가 효력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단체퇴장을 통해 강력한 사업 반대의사를 전했다. 법적으로 사업설명회는 횟수에 제한이 없으나, 공청회는 최대 2회까지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영향법에 따라 24년 11월에 설명회를 무리없이 진행했다"며 "국토부 홈페이지와 동작구청 게시판에 공고를 올렸고, 동네에도 현수막이 게시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관련 규정과 법을 준수해 절차를 따른 만큼,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성에 대해선 "주민들의 안전이 당연히 중요한 만큼,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 주민들의 끈질긴 공청회 무효 의견에 대해선 국토부 측은 이번 과정을 생략할 뿐, 무효를 인정하진 않았다. 이처럼 사업시행자인 국토부와 노량진 주민들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향후 사업진행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