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이촌동에 위치한 이촌한강맨션의 정비계획 변경(안) 작업이 서울시 사전자문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당초 조합원 전 세대 '한강조망권'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68층 건축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조합은 서울시 사전자문결과를 반영한 조치계획서를 마련해 용산구청에 제출해야 한다. 이촌한강맨션이 서울시를 상대로 기존 35층 대비 얼마나 높은 층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 상당한 관심이 집중된다.
5일 정비업계 따르면 용산구 이촌한강맨션 재건축 조합(김운종 조합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사전 자문결과를 공유했다. 핵심 내용으로는 ▲최고층수(68층) 하향 조정 ▲한강변 첫 주동(20층 이하) 별동으로 건축 ▲단지 중앙부는 높고, 경계부로 갈수록 낮은 텐트형 구조로 조정 ▲북측 가로공원의 서측 도로변 위치 조정 등이 꼽힌다. 층수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설계(안) 역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조합은 설계사인 건원건축을 통해 49층과 59층 설계(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공사인 GS건설에는 기본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개략적인 공사비와 공사기간 산출을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조합은 이달 중 조합원 대상의 설명회를 개최해, 변경된 설계(안)과 공사비 증액 관련 이야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파트 층수는 조합이 자의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기에,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의견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정비계획(안) 변경 이후 연내 조합원 이주를 시작하고자 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조합은 지난 4월 소식지를 통해 정비계획(안) 변경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음을 알림과 동시에, 집행부 차원에서 대관업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격적인 심의가 이뤄지기 전인 사전자문 단계에서 '68층' 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4분기 이주계획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한강맨션은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차입한 입찰보증금(1,000억원)을 사업비로 충당하고 있다. 작년 9월 기준, 대출 금리는 CD 91일물(3.83%)에서 가산금리 1.3%를 더한 5.13%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50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조합은 설계변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비업체(주성CMC)와 설계업체(건원건축)의 용역비용도 모두 올려줬다.
한편, 한강맨션은 지난해 11월 임원(조합장·감사·이사)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집행부 교체가 이뤄졌다. 조합은 놀이터 지분을 최초 수분양자로부터 현재 조합원으로 소유권 이전을 위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놀이터 소송은 현재 타인 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지분을 조합원들이 찾아가는 절차로, 조합은 착공 전까지 대다수 조합원의 놀이터 등기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