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대 재건축을 대표할 아웃풋(결과물)이 되겠습니다. 반포미도1차의 설계사들은 불필요한 '상호 비방' 없이 각자만의 고유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근거없이 상대방을 깍아내리는 악의적 비방은 홍보 전시관에서도 할 수 없게끔 강력히 조치했습니다. 조합설립인가 동의서를 징구한 지 8일 만에 법적 요건(70%)을 충족했습니다. 추진위원회 단계를 잘 매듭짓고 2주 후 창립총회 때 뵙겠습니다."
김승한 반포미도1차 추진위원장이 설계사 선정을 위한 1차 합동홍보설명회에서 가장 먼저 단호히 언급한 단어는 '클린 수주'다. 반포미도1차는 초기 준비위원회 단계부터 사실상 '원팀'으로 조합원들과 한 목소리를 내온 사업장이다. 다음 달 창립총회를 기점으로 발족하게 될 예비 집행부 역시 사실상 현재의 추진위원회 라인업을 그대로 승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추진과 관련, 주도권 다툼으로 치열한 강남권에선 사실상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조합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맡아온 김승한 위원장이 '클린 수주'를 최우선시 여기고 있는 것도 앞선 맥락과 궤를 같이 한다. 각사가 가진 본원적 경쟁력만을 어필한 뒤,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을 내렸다. 홍보 과열 양상에서 빚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담긴 대목이다. 설계권 확보에 뛰어든 업체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2구역·3구역·4구역·5구역)를 모두 석권한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 희림건축이다.
실제 1차 합동홍보설명회 PT 발표에서, 양측 모두 상대방 회사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았다. 오롯이 자신들이 준비해 온 설계작품을 하나라도 더 조합원에게 알리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설명회장은 그 흔한 고성 하나 없이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 2주 앞으로 다가온 창립총회, 종전자산가치 2년 전比 절반 가까이 올라…보수적 지표 활용으로 '정보 정확성' 기해
본격적인 설계PT에 앞서, 조합원들의 실질적 관심사인 '분담금' 설명이 먼저 진행됐다. 보통 조합설립인가 전 추정분담금을 산출할 때에는 비례율 산출에 있어 낙관적인 지표들이 활용되는게 일반적이다. 다만, 반포미도1차는 현실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산출된 비례율을 토대로 조합원들에게 정확한 안내를 진행했다. 현 시점, 비례율은 80%다. 2년 전보다 수치만 놓고 볼 때 비례율이 약 17%p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례율이 떨어졌다고 분담금이 또 그만큼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반포미도1차의 종전자산가치가 2년 전보다 약 43%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사이 반포동 집값이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조합원들 입장에선 자신의 종전자산가치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비례율이 줄어들어도 분담금에 큰 변화는 생기지 않았다. 분담금에 영향을 주는 건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다. 빠른 사업속도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정비업계 공통 과제인 이유다.

◆ 디에이-해안건축 "도심 속 삶? NO, 도시 위에서의 다른 세상으로 프라이빗 강조"…비용 고려한 실용성으로 눈도장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 아카디스(미국)가 그랜드 컨소시엄을 이뤄 출사표를 던졌다. 디에이건축과 해안건축은 압구정2구역과 압구정4구역, 압구정5구역 경쟁에서 승리한 국내 탑티어(Top-tier)다. 디에이건축은 반포미도1차의 정비계획(안)을 수립한 도시계획업체다. 토지이용계획과 정비계획, 건축계획을 수년간 직접 만들어 온 장본인이기에, 그만큼 해당 사업장에 대한 현장 이해도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최정상급에 속한 설계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고심 끝에 선보인 컨셉은 '프라이빗(Private)'이다. 고지대에 속한 해당 사업장의 대지적 특성을 활용해 데크 레벨을 34m 들어올렸다. 2개층 높이의 그랜드 로비(9m)를 감안할 때 1층의 시작점은 43m 수준이다. 도심 속 삶이 아닌, 도시 위에서의 다른 프라이빗한 삶을 구현하겠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젝트명 역시 '반포 더 피크'로 정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리풀공원의 라인을 따라 주동 수는 7개로 최소화했다. 세대 간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셈법이 담겨있다. 주동 수가 줄어들 경우, 단지 내 공용부문(조경, 커뮤니티시설 등)을 알차게 구성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고급 주거 단지로 갈수록 점점 단지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주동 수를 최소화할 경우 동 간 거리가 넓어져 단지 내 '주거 쾌적성'도 높아진다. 공사비 절감을 통해 분담금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양승호 디에이건축 대표는 "프리미엄 단지를 목표로 하면서도 과도한 설계로 인해 조합원들의 사업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했다"며 "건축설계(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서울시의 인허가 정책과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상인 해안건축 대표는 "처음과 끝이 같은 회사임을 강조하며, 자산가치(매출)는 올리되 공사비(비용)는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향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희림건축 "반포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 커뮤니티" 내세워…실사용면적 최대화로 자산가치 상승 약속
희림건축은 반포에서 가장 높은 49층 높이, 120m 길이의 스카이 커뮤니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360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공간을 구현해, 반포미도1차에 상징성을 더하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선 스카이 커뮤니티의 인허가 가능성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희림건축은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설계(안)이며, 영구음영이 우려되는 유닛의 경우 일조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디자인했다고 답했다.
한강 조망권이 가능한 세대로는 782세대를 제안했다. 최적의 대안검토를 통해 한강뷰를 최대한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조합원들의 준공 후 자산가치 측면을 최대한 고려해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모든 세대에 테라스를 확보해 실사용면적을 최대한 확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희림건축은 1세대당 1엘리베이터를 통해 고급 주거 단지가 갖춰야 할 '프라이빗' 역시 고려했다.
한편, 반포미도1차의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는 다음 달 12일(토) 서초교회에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설계사 선정을 위한 안건도 상정된다. 1차 합동홍보설명회에선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의 대형사들 모두 현장을 찾았다. 건설사들 역시 창립총회를 앞둔 반포미도1차와의 소통 접점을 계속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