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비사업엔 많은 이권이 걸려 있어, 소문 그리고 거짓이 난무하죠. 그래서 더더욱 저는 말보단 행동, 시간과 꾸준함으로 결과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7년간 재개발 한 우물만 파온 진심(眞心), 태평2·4동 주민분들도 알아 주시지 않을까요?"
최근 하우징워치는 성남 태평2·4동 지역을 찾아 민정자 재개발 추진위원장을 만났다. 버스를 타고 현장을 방문했는데, 추진위 사무실은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었다. 버스에 오르 내리는 동네 주민들과 매번 인사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어 기쁘다는 민정자 위원장은 이날도 주민분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지지 덕분에 '동의율 50% 확보'와 '재개발 사업 정착'이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당사는 태평2·4동의 히스토리를 시작으로, 이 곳이 오랫동안 재개발을 고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태평2·4동을 가로주택정비방식이 아닌 재개발사업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이유는?
A (민정자 위원장) : 태평2·4동은 2014년도만 하더라도 재개발 지역이었어요. 하지만 이후 정책 영향을 받아, 성남시가 기본계획을 세울 때 도시재생지역으로 묶여 재개발이 어렵게 됐습니다. 그 당시 들어온 것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이었죠. 준공 후 아파트 미래가치를 내다봤을 때, 적절한 기반시설과 충분한 도로·주차시설 등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끼기엔 가로주택사업보단 재개발사업이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대상지는 장기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됐던 곳인 만큼, 특별한 부담은 없는지?
A (민정자 위원장) : 체감상 부담은 없습니다. 총 면적 8만6,000평 중 5만6,000평은 재개발로, 3만평은 가로주택으로 사업을 진행키로 협의가 됐거든요. 다만 가로주택 사업지에서 구역 편입을 희망할 경우, 향후 구역계 조정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성남시장께선 가로주택사업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임을 고려할 때, 3년 후에도 가로주택이 조합설립을 못하면 생활권 재개발을 통해 흡수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성남시에 입안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들었다. 주민동의율과 당시 분위기는 어땠는지?
A (민정자 위원장) : 2024년 11월 13일 연번동의서 등록을 마치고 38일 만에 주민동의서 50%를 달성해 성남시에 입안동의서 제출을 완료했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들은 다소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주민분들이 그간 각종 동의서 징구 등으로 인해 피로감이 쌓이셨을 테니까요. 동네엔 주로 어르신들이 거주하는데 60%는 외부, 40%는 내부에 살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외부업체 도움 없이 소유주들의 봉사와 후원만으로 동의서를 징구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주민들로부터 '우리 동네는 한 번도 뭐가 된 적이 없다'란 얘기를 많이 들으면서 꼭 이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생겼습니다. 또 열악한 거주환경과 건물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재개발이 시급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더군요.
Q 성남시가 기존의 '정비예정 구역계획'이 아닌 '생활권 계획'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이후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A (민정자 위원장) : 2019년도부터 우리 구역은 수진1, 신흥1, 태평3, 상대원3, 신흥4와 달리 재개발 구역에 선정되지 않아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도시재생 지역으로 묶여 있었거든요. 그래서 끊임없이 도시재생 꼬리표를 떼어달라고 성남시에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결국 2024년 1월7일 공청회가 열렸고, 태평2·4동도 타당성 검토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남시로부터 자율권을 부여받은 느낌이었어요.
Q 사업지는 언덕 평탄화 작업이 불가피해 공사비가 많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공항과 인접해 고도제한 완화 노력도 필요할텐데 리스크 관리는?
A (민정자 위원장) : 최근 시공자 선정을 마친 성남은행주공도 그렇고 성남 지역 대다수가 구릉지역입니다. 평탄화 작업은 필수 조건이기에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단차를 이용한 디자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적당한 단차가 있어야 영장산과의 조화도 만들어지고, 특색도 있기 때문이죠. 특히 태평2·4동은 구역계도 직사각형으로 이쁘고, 전세대가 남향 중심이라 다른 부분에서 사업성 측면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꾸준히 공항 앞에서 1인시위도 진행하고 있고, 성남시 및 관계부처들과도 소통하고 있습니다. 국토부, 국민권익위원회, 경기도청, LH주택공사, 감사원 등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거든요.
Q 대상지의 사업성 측면은 어떠한지. 사업성 향상 방안이 따로 준비돼 있나요?
A (민정자 위원장) : 우선 5만6,000평의 큰 사업지가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유지를 28% 확보하고 있는 것도 이점 중 하나죠. 저렴하게 가져와 큰 금액으로 팔 수 있으니까요. 성남시도 재개발 사업에 한해 시유지는 무상공유하기로 얘기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역세권, 숲세권, 학세권을 두루 갖춘 부분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Q 예상 정비계획 및 토지계획 등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민정자 위원장) : 가계획이긴 하나, 토지등소유자 1,858명임을 감안해 총 세대수는 3,700세대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59㎡는 35%, 84㎡는 65%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역계에서 정비기반시설을 제외하면 획지면적은 73.7%로 나옵니다. 영장산과 이격해 공사가 진행되어야 하기에 근방으로는 공원, 근린생활시설, 공공시설, 주차장 등을 배치하고 그 외엔 전부 획지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Q 구역지정 고시 이전까지의 계획이나 특별한 행보가 있는지?
A (민정자 위원장) : 평소처럼 매일 6~7명 정도 주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관도, 업자도 아닌 주민이 중심이 돼 이끌어가야 할 사업이니까요. 주민들이 원하는 재개발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또 성남공항 앞에서의 1인 시위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Q 마지막 포부 및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A (민정자 위원장) : 태평2·4동의 노후도는 95%입니다. 원도심에서도 가장 노후가 심해 주거정비지수 100점 만점에 100점입니다. 심지어 화장실 정화조가 방 안에 있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이처럼 어려운 주거환경 속에서도, 소유주분들을 만나면 다들 정도 많고 인간미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해 잘 모르는 분도 있고, 열심히 사업을 도와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들 모두의 아픈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은 게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