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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남영2구역, 결국 택한건 수의계약?…조합원 "경쟁입찰 원합니다"

 

남영2구역은 올해 하반기 경쟁입찰이 성사된 몇 안되는 사업장으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방향으로 시공사 선정 작업이 진행돼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2달 전만 하더라도, 조합원들은 복수의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한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조합원 이익에 부합할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다만 업계 부러움을 산 것도 잠시 결국 수의계약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다.

 

8일 정비업계 따르면 남영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현장설명회를 재개했고,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단 두 곳만이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조합은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모두 입찰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입찰을 무효화시켰다. 향후 발생할지 모를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당연한 행보였다. 다만, 양사 모두 지침 위반에 따른 귀책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 HDC현대산업개발만 재입찰 자격이 박탈돼 논란이 일었다.

 

조합 의사결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 앞선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입찰 참여 자격이 제한된 건, 개별홍보지침 위반과 관련 있다. 다만 삼성물산 역시 개별홍보가 금지된 기간 내 조합원들에게 홍보했다는 확인서가 나왔고, 조합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입찰 무효화가 이뤄진 발단은 결국 삼성물산의 대안설계(안) 지침 위반에서 시작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사 모두 입찰 무효화를 결정하게 만든 분명한 '귀책사유'가 존재했기에, 재입찰 시 동등한 참여기회를 줬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정비사업의 주인은 조합원이기 때문에, 조합원이 경제적 유·불리를 따져 시공사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합이 조성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게 요지다. 실제로 개포주공5단지는 대의원회에서 경쟁입찰을 원함에 따라 단독 응찰한 시공사를 총회에 상정하는 안건이 계속 부결되고 있다.

 

물론 조합과 조합원이 원한다고 경쟁입찰이 성사되는 건 결코 아니다. 건설사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기에,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사업성이 양호한 곳들만 경쟁입찰 성사 가능성이 높다. 남영2구역은 기존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2단계 종상향을 전제로 도시재개발 사업계획이 수립됐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실패 시 떠안아야 할 매몰비용을 감내하고도 경쟁입찰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한번도 제안하지 않았던 파격 조건까지 내걸었다. 공사비 산정 기준연월일을 2026년 8월로 잡은 것이다. 통상 입찰공고시점 전후로 시공사들이 공사비 산정일을 정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입찰 후 2년간 공사비 인상이 없기에, 사업기간 내 남은 인허가(건축심의,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계획 등)를 진행하는 동안 공사비 증액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총 공사금액에는 철거비와 석면조사·해체·제거 비용까지 모두 포함시켰다.

 

삼성물산도 대안설계(안)의 총 공사금액을 6,614억원으로 책정하며, 경쟁사 대비 약 140억원 정도 낮게 입찰했다. 업계 1위 브랜드(래미안)를 갖고 있는 삼성물산은 보통 입찰시 경쟁회사보다 높은 공사금액을 책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물산 역시 경쟁입찰이 성사될 것임을 감안해,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입찰조건 마련에 고심했다. 조합원들의 분담금 역시 대출이자 부담 없는 조건으로 입주시 100%를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간 경쟁입찰이 성사될 경우, 공사조건을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고민해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다른 사업장들은 대부분 1개 건설사가 단독 응찰하고 있어 조합을 향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지만, 남영2구역은 애써 만들어 놓은 경쟁입찰 구도를 스스로 내려놓았다는 점에서 조합원들의 향후 판단에도 업계 관심이 쏠릴 거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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