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교체와 적잖은 내홍으로 그간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던 연희1구역이 전문조합관리인의 '소방수 역할'에 힘입어, 이주·철거 단계를 신속히 마무리 짓고 후속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 정상화를 이룬 조합은 시공사 고급 브랜드 확보와 분담금 절감 방안을 토대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3일 정비업계 따르면 연희1구역 재개발조합은 이주·철거를 완료하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에 맞춰 사업성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연희1구역은 2004년 9월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잦은 집행부 교체와 미숙한 업무처리가 동반돼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곳이다. 앞서 2020년 95%의 조합원·세입자가 이주를 진행했으나, 수용재결이 기각되는 사태가 발생해 이주가 중단되는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서 수용재결이란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국가의 명령에 따라 특정물의 권리나 소유권을 강제 징수 후, 국가나 제3자의 소유로 옮기는 행정처분을 일컫는다.
또 사업구역의 경계와 존치를 희망하는 지역 간의 거리가 가깝게 맞닿아 있어 철거공사의 안정성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뒤따랐다. 현재 존치 희망 지역은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고자 주민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는 단계다.
장기간 사업에 진척이 없자, 결국 연희1구역은 전문조합관리인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전문조합관리인은 재산상의 이해관계나 내부 갈등으로 조합원 간의 불신이 심한 대상지에 투입되며, 전문성과 사업적 마인드를 통해 조합사업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재식 전문조합관리인은 취임 후, 바로 조합의 행정절차 상의 모든 계약과 자료들을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또 존치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고자 철거공사 내내 감리를 강화하고 불편사항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미 이주 세대를 직접 방문해 면담을 통해 이주를 독려함으로써, 약 6개월 만에 주민들의 100% 이주를 이끌어냈다.
조합은 건축·경관·교통 등의 서울시 통합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하고, 서울시-서대문구청의 요청 사항을 반영해 서울시 통합심의 최종 보고 심의를 완료한 상태다. 조합은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된 택지별 용적률은 적용하되, 총 용적률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협의를 끝내 사업성 문제는 없다. 특히 기존 20층에서 최고 29층으로 층수를 상향하고, 아파트 동간 이격 거리를 최대로 확보해 단지의 쾌적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주 촉진업무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내부 문제가 해결되면서 조합은 이주촉진비 10억원과 사업기간 6개월 단축(지하안전영향평가 완화 면제)에 따른 금융비용 30억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현재 조합은 시공사 브랜드 고급화를 통한 조합원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SK에코플랜트의 'SK뷰'가 아닌 프리미엄인 '드파인' 적용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식 전문조합관리인은 "재개발 사업의 경우, 일반분양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며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해 시공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조합원들도 개인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합심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향후 이익은 모두에게 공정하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