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매듭지은 가운데, 곧장 작년 한 해 준비해 왔던 사업시행계획(안) 수립에 나선다. 녹록지 않은 경제상황과 불안정한 정국 속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비용은 ▲물가상승(ESC) ▲법규변경 ▲사회환경변화 등으로 시간에 비례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금번 총회는 사업 향방을 결정할 중요 분수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19일 정비업계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민병진 조합장)은 이달 29일(토) 이태원교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 수립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한다. 통상 조합이 3월 이내에 개최되는 정기총회는 회계결산과 함께 사업비·운영비 예산(안)을 의결하는 자리다. 특히, 금번 총회에는 사업시행계획(안) 수립과 정비사업비 변경 의결, 감정평가사의 추정분담금 보고 등의 내용이 모두 다뤄진다. 조합원들의 관심이 여느 때보다 상당한 배경이다.
한남4구역은 작년 5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내용을 토대로 사업시행계획(안)을 만들어 왔다. 조합원 의결을 받은 이후, 서울시와 용산구청 등 심의 관련 수십여 곳의 기관들과 치열한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수년간 조합 업무를 연속성 있게 수행해 온 집행부 임원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한남4구역은 업계 자웅을 겨루는 1·2위 업체의 경쟁입찰을 성사시키며,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공사조건을 제안받는 환경을 조성했다.
해당 사업장은 총 2,331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프로젝트다. 올해 하반기 사업시행계획(안) 인가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안)을 수립하는 현 시점, 추정비례율은 100.88%로 산출됐다. 추정비례율은 총 분양수입에서 총 사업비용을 뺀 뒤, 총 종전자산평가 총액으로 나눈 결과값이다. 59㎡와 84㎡의 조합원 분양가는 각각 약 16억원, 22억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원들에게 안내된 추정분담금 자료는 사업시행계획(안) 신청을 위한 탁상감정 결과로, 정확한 감정평가는 향후 관리처분계획(안)을 수립하는 시점에 나온다. 추정비례율은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계속 변동된다. 특히, 한남4구역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규제 지역이기에, 조합의 분양수입을 계속해서 늘려가는 것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일반분양가는 인허가청과의 협의 결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반면, 비용은 시간에 비례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업시행계획(안) 수립 안건이 부결될 경우, 사업 지체에 따른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늘어나는 비용은 분양수입을 통해 상쇄시켜야 하는데, 규제 지역은 분양수입을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없다. 따라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가야 향후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A조합원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집행부 임원 간 갈등이 조합원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점은 맞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2개 시공사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건 맞다"며 "사업시행계획(안) 수립을 위한 금번 총회를 기점으로 조합 집행부가 단결력 있는 모습을 통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도가 곧 돈이라는 정비사업 특성을 감안해, 이번 정기총회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