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재건축의 설계공모 경쟁이 한창이던 2년 전, 조합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공용부문에 들어가는 조경과 커뮤니티시설에 초점이 맞춰졌다. 집 내부 인테리어는 언제든 집주인의 재량 하에 바꿀 수 있는 반면, 단지 내 공용부문은 한번 지어지면 사실상 변경이 불가한 탓이다. 아파트 조경은 단순히 나무와 꽃을 심는 식재공간에서 그치지 않고 준공 후 입주민들의 실생활을 결정짓는 요소로 나날이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8일 정비업계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 참여할 '조경특화' 파트너사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손을 맞잡았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용인 에버랜드 외에도 국내외 내로라하는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고급주택 설계로 유명한 SMDP에 이어,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까지 협력 라인업을 선제적으로 구성한 건 '복합개발' 특색을 가진 현장맞춤형 행보로 풀이된다. 해당 사업장은 복합개발(주거·업무·상업)을 명제로, 주상복합 형태의 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확보한 용적률은 높이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건폐율은 낮아지게 된다. 이는 곧, 조합원들의 공용부문(조경·커뮤니티) 공간이 커짐을 의미한다.
공용부문은 한번 지어지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평생의 기간동안 변화를 줄 수 없다. 설계 단계부터 신중함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 점에 착안해, 조경 부문에 있어 탑티어(Top-tier)로 손꼽히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과 협업을 결정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대한민국 조경대상 환경부장관상 및 IFLA(세계조경가대회) Award, Asia Design Prize 금상을 수상했다. 독보적인 조경특화 기술과 그간의 경험치는 용산정비창 현장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경업계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문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누리게 되는 모든 것들을 '조경'으로 지칭한다"며 "재개발·재건축 시장 내 실수요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건설사들의 조경특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잘 만들어진 조경특화 단지는 건설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점을 감안해 협업관계로 낙점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능별(주거·업무·상업) 건축물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특성에 맞게끔 설계(안)을 준비 중이다. 용산역을 거점으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만큼, 지역적 특성(인구·문화·교통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전제로 입찰제안서를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입찰제안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위치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 일대다.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KTX)과 신용산역(4호선) 등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으며, HDC아이파크몰과 이마트, CGV 등 생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강변북로와 한강대교 등을 접하고 있어 서울 주요 업무지구(강남·여의도·광화문) 이동 역시 수월하다. 용산역 근방으로 아모레퍼시픽, LG유플러스, 하이브 등의 대기업들도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