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규모 공사비 증액이 예상되는 사업장의 조합장들을 만났다. 공사비 갈등을 겪거나, 겪을 예정인 조합의 현장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날 한 자리에 모인 조합장들은 공사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선 인허가청(서울시·자치구)에서 사전에 직권개입을 하는 방향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악의적 정보공개 요청과 관련, 조합의 방어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논의도 이뤄졌다.
8일 정비업계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달 23일(화)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조합장을 만나는 간담회 자리를 개최했다. 서울시에선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을 비롯해, ▲남정현 공동주택과장 ▲김유식 주거정비과장 ▲김상우 재정비촉진과장 등이 참석했다. 사업장은 ▲반포주공1단지1·2·4주구(현대건설) ▲대조1구역(현대건설) ▲흑석9구역(현대건설) ▲노량진8구역(DL이앤씨) ▲청담삼익(롯데건설) 등에서 정비사업을 이끌고 있는 조합장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간담회는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는 조합 의견을 청취하고 행정지원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인허가청에서 직권개입을 통해 공사 중단을 막는 등의 권한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조합 사업진행을 막는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서도 조합의 방어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이에, 한병용 주택정책실장은 비공개 정보와 관련해 구체적 지침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는 현대건설과 공사비 협의를 진행 중이다. 2017년 공동사업시행 협약서 상 총 공사금액은 2조6,363억원이다. 올해 1월 현대건설은 총 공사금액 4조775억원으로, 1조4,412억원 상향 조정을 요청해 왔다. 공사기간은 종전 34개월에서 10개월 늘어난 44개월로 제안해 왔다. 공사비 산출 기준연월일은 2023년 8월이다.
대조1구역은 아직 현대건설로부터 공사비 증액 관련 청구서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공사 중단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만 협의를 마쳤다. 당초 현대건설은 공사기간 14개월(준공 2027년 3월) 연장을 요청해 왔으나, 협상 끝에 2026년 10월 준공으로 합의했다. 대조1구역은 최근 정기총회를 열어 조합원 분양계약 체결을 위한 총회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원 계약금(10%)과 중도금(40%)을 기성 공사비로 납부한 후, 공사 중단에 따른 공사비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다.
청담삼익(청담르엘)은 종전 공사금액 3,726억원에서 5,909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공사비 변경계약을 체결했지만, 집행부 교체로 인해 조합원들의 공사비 검증 목소리가 높아진 바 있다. 이에, 롯데건설은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게시하며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청담삼익은 서울시 중재를 통해, 조합이 공사비 증액 원안을 받아들이고, 롯데건설이 추가 공사비 청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합의 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