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지난 2022년 8월 길동(둔촌) 프라자 리모델링 조합과의 시공계약 해지를 통보해 온 가운데, 조합에 빌려준 원리금 27억3,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조합이 보유한 아파트 3세대를 임의경매로 내놓았으나, 조합의 요청 하에 지난 달 예정돼던 경매는 보류된 상황이다. 현재 일부 리모델링 사업장에서 재건축 선회 움직임이 일고 있어 유사한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일 정비업계 따르면 DL이앤씨와 길동(둔촌) 프라자 리모델링 조합과 원리금(대여금+이자) 27억3,000만원 상환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조합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 3채를 임의경매에 부쳤으나, 조합 측 요청으로 임의경매를 취하했다. 채권자인 DL이앤씨는 조합 총회를 열어 아파트 3채를 매각해 원리금을 상환해 주고, 만약 부족할 경우 조합원들이 분담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조합과 DL이앤씨는 일방적 계약해지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슷한 시기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해 온 둔촌현대1차(더샵둔촌포레)는 현재 입주를 앞두고 있다. DL이앤씨가 리모델링 사업을 협의 없이 포기함에 따라 현재 조합원 역시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은 대기업의 조합을 압박하는 행위는 상호 신뢰를 깨뜨렸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DL이앤씨는 리모델링에서 재건축 사업으로 선회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사업 추진의사가 없다고 판단함에 따라 시공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리모델링 사업 추진 입장을 밝혀달라고 최고까지 했으나 조합에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것이다. DL이앤씨는 조합 측에 대여금 지급명령을 신청했으나, 조합 측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현재 민사소송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현재 목련3단지 역시 쌍용건설이 조합 측에 리모델링 사업 추진 의사를 묻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건설 역시 목련3단지가 리모델링 사업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대여금 지급을 중단했다. 올해 4월 있었던 조합장 선출 및 권리변동계획 수립 총회가 정족 수 미달로 불발된 탓이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사업 추진을 중단할 경우 조합원에 대한 소송도 예고한 상황이다. 계약이행촉구 최고서도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장 내 재건축 선회 움직임이 일면서, 시공사로부터 대여금을 빌려다 사업비로 쓴 사업장에서 난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자본력과 힘을 갖춘 시공사를 상대로 조합의 대응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길동(둔촌) 프라자 사례가 향후 관련 사업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