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목련3단지 리모델링 조합에 지급해 온 무이자 대여금을 중단했다. 쌍용건설이 대여금을 중단한 건, 리모델링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확신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목련3단지는 최근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위한 정기총회를 개최했으나 총회 성립을 위한 정족 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현 집행부의 임기도 만료됨에 따라 쌍용건설은 사업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15일 정비업계 따르면 쌍용건설은 경기도 안양 목련3단지 리모델링 조합 측에 대여금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쌍용건설이 조합에 무이자로 대여해 준 사업비 조달을 멈춘 계기는 최근 정기총회 무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목련3단지 조합은 지난 6일 조합 임원 선출 및 권리변동계획 수립을 위한 정기총회를 안양시청에서 개최했으나, 총회 성립 정족 수(447명)를 채우지 못해 총회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이에,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정족 수 미달로 총회 자체가 성립되지 않게 되자, 리모델링 사업 좌초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쌍용건설은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무이자 대여금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새 집행부와 조합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점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쌍용건설의 이같은 결정은 현 집행부가 리모델링 사업을 놓아버릴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인근 목련2단지는 최근 분담금 확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해 모든 안건을 가결했다. 공사비 급등으로 가구당 최대 5억원 가량의 분담금이 책정됐지만, 재건축 사업으로 선회할 경우 시간을 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평촌 1기 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들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정부의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수혜지로 꼽히지만, 재건축으로 선회해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속도감 있게 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더라도,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못하면 사업이 기약없이 밀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목련3단지는 지난 2022년에도 리모델링 사업 청산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다. 당시 리모델링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의결된 바 있다.
하지만 목련3단지는 권리변동계획(안) 수립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당분간 사업 추진 여부를 두고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해 온 조합 집행부 임원들의 임기가 만료됐다. 목련3단지가 재건축으로 사업 방향성을 선회할 경우, 시공사인 쌍용건설과 청산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쌍용건설이 청산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