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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 현장을 발로 뛰며, 겸허한 자세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속도와 깊이를 중시하는 언론사입니다.

삼성·현대, 사업비 대여 온도차…추가이주비 '입찰조건' 잘 살펴야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작년 4월 '울산 중구 B-04구역(재개발)'을 공동으로 수주했고, 현재 해당 사업장은 조합원 이주를 준비하고 있다. 원만한 이주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선 기본이주비 외에도 추가이주비 조달이 중요하다. 현재 삼성물산은 사업 지분율(50%)에 해당하는 추가이주비를 약속대로 대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현대건설은 추가이주비 지급이 불가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표해 업계 관심이 쏠린다. 추가이주비 지급이 힘들어질 경우, 조합의 원만한 이주 절차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31일 정비업계 따르면 삼성물산은 울산 중구 B-04구역 재개발 조합(지수형 조합장)에서 추가이주비를 청구할 경우, 공사도급계약서에 의거해 사업 지분율(50%)만큼 대여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머지 지분율(50%)은 컨소시엄 파트너인 현대건설이 부담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추가이주비 지급이 힘들다는 의견을 조합 측에 전달했다. 입찰제안서에는 '안정적 이주비 조달 지원'이 3번째 항목으로 기재돼 있다.

 

삼성물산은 조합이 사업비(추가이주비 포함) 대여를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과정에서 신용공여를 통한 자체 지급보증을 제공한다.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은 AA+다. 반면, 현대건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받아 사업비 조달에 나섰다. 사업비 보증 심사를 받을 때, HUG는 기본이주비까지는 승인을 해준다. 하지만 추가이주비는 보증조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인을 내주지 않는다. 결국 시공사에서 지급보증을 해줘야 한다.

 

건설사들은 보통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때, 사업촉진비·이주촉진비·사업협조비 등의 이름으로 '추가이주비' 조달을 약속하는게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정비사업장에서 입찰제안서를 열어보면 큼지막한 글씨체로 추가이주비가 기재돼 있다. 다만, 추가이주비 조달 관련 '단서 조항'을 살펴보면, HUG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이 자체 지급보증을 통해 조달한 금리가 HUG보증을 통한 조달금리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비 대여금리가 낮다는 의미는 조합원들에게 경제적으로 더 유리함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HUG보증을 받을 경우, 이자비용 외에도 보증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현대건설이 최근 입찰에 참여한 신반포2차의 경우, 추가이주비 조달 원칙은 '지급보증'이다. 하지만 HUG보증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할 경우, 추가 이주비는 HUG 기준을 따르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HUG 기준을 따르겠다는 의미는 곧 HUG에서 승인을 내주지 않으면 추가이주비 조달을 위한 조합과의 별도 협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조합은 시공사 지급보증을 통해 추가이주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향후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대우건설은 개포주공5단지에서 추가이주비 6,9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때, 대우건설의 신용공여를 통해 추가이주비를 지급하겠다는 문구를 입찰제안서에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사업장의 경우, 입찰제안서 상 추가이주비 관련 자금조달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조건을 비교·분석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주비를 받아야 할 시점은 착공 시기와 맞물려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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