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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서 결의하면 조합원 제명될까…법원 "막대한 손해 인정돼야"

 

총회에서 조합원 제명이 유효하기 위해선 조합의 막대한 손해가 인정돼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업무의 지연, 조합원 간의 분열 등의 무형적 손해가 구체적으로 분명히 입증되어야만 제명 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조합원의 조합 운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폭넓게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면서, 조합원 제명에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조합원(원고)이 조합(피고)을 상대로 제기한 '제명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을 두고 제명처분은 실체적 하자로 인한 무효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제명 사유로 언급된 '막대한 손해'가 과연 객관적으로 발생했는지 여부로, 법원은 해당 부분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우선 조합원 A씨는 조합장인 B씨를 상대로 ▲조합 후원금 배임 ▲조합인가 전 조합장 월급 수령 ▲조합 수입지출 내역 미공개 등의 이유로 고발했다. 이어 A씨는 두 달에 걸쳐 총회안건 상정금지 가처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을 신청했고 안산시청에 다수의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씨는 일부 도정법위반 건으로 벌금과 관련한 약식명령을 받고, 안산시청으로부터 행정지도도 받게 됐다.

 

이에 조합은 임원회의를 개최해 '조합원 자격박탈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의결했고, 조합원 A씨를 제명 처분했다. 각종 소송과 고발, 민원 제기로 조합의 시간과 돈을 허비하게 만들었고, 조합 해산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조합은 "A씨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했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했다"며 제명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조합이 추상적인 사유만 적시할 뿐, 어떠한 행위로 조합이 막대한 손해를 봤는지 구체적 근거가 없다"며 "또 충분한 소명기회를 줘야 한다는 피고 정관의 절차적 규정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각종 민원과 형사고발 등은 조합의 불법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당연한 권리행사"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조합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법원이 들여다본 건 제명 사유로 언급된 '막대한 손해' 부분이다. 법원은 "조합 측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형의 손해는 지연 기간, 지연에 따른 구체적 손해 등의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적 분쟁에 사용된 변호사 비용(2,200만원)의 상당 부분이 조합장 개인의 형사고발을 해결하는 목적으로 사용된 만큼, 조합의 손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제명처분의 '절차적 정당성'과 관련, 법원은 "조합원들의 의사결정 방식은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할 뿐, 내용 자체의 실체적 적법성까지 보장하는 건 아니다"라며 "제명이 유효하려면 정관에서 정한 실체적 제명사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법원은 조합원의 권리행사에 대해선 "벌금형 약식명령 등 조합원의 문제 제기가 모두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조합원의 조합 운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보장돼야 하며, 조합원의 권리 행사는 위축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지환 법무법인 텍스트 변호사는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 보니 소송이나 사업 지장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면서 일단 제명의결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제명은 조합의 이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최종적인 수단으로만 인정되고, 상당수의 제명의결은 무효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합원이 불필요한 민원과 소송을 남발하는 것도 정당하지 않지만, 막대한 손해 등을 입증하지 못해 법원에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될 것임을 예상하면서 일단 제명부터 하고 보는 관행도 자제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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