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청이 실시한 실태점검에서 북아현3구역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관련 위반사항이 포착됐다. 총 8건의 위반사항은 조합이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했다. 경쟁입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과 총회의결을 받아야 하는 계약을 총회의결 없이 체결한 것이 주된 쟁점이다. 최근 건축심의를 보류받은 북아현3구역이 예정대로 사업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9일 정비업계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최근 북아현3구역 재개발 조합 실태점검에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위반사항을 포착하고, 서대문경찰서에 수사의뢰를 요청했다. 최근 참고인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북아현3구역이 수의계약을 체결하며 위반사항으로 지적된 건 8건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정비몽땅 정비사업 홈페이지에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해 놓았다.

구청에서 수사의뢰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건축심의 단계를 밟고 있는 북아현3구역의 재개발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다. 북아현3구역은 지난 달 25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았고, 그 결과 단지내 통경축과 획지 일부 구간의 레벨(대지 차이) 조정이 필요하다는 보완 의견을 받았다. 조합은 보류 결정을 받은 직후 서울시와 최소 설계변경으로 신속한 심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협의했다.

북아현3구역은 소위원회를 거쳐 본심의를 받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조합원들한테 알린 바 있다. 현재 서울시에서 건축심의 관련 정확한 지적사항을 서대문구청에 전달하진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에서 서대문구청으로 내려 보내면, 서대문구청은 다시 북아현3구역 조합으로 전달하는 수순이다. 이후 보완이 이뤄지면 북아현3구역에서 서대문구청, 서울시로 올라가 심의가 이뤄진다.

A조합원은 "설계업체와 홍보OS업체 등과 체결한 수의계약 등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위반한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며 "인허가 의사결정권자인 서대문구청에서 수사의뢰를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말 건축심의도 보류된 만큼, 사업시행계획(안) 변경을 위한 인가 단계까지 시간이 더 소요되지는 않을까 조합원들은 노심초사하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북아현3구역은 당초 상반기까지 사업시행계획(안) 변경 인가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현재 건축심의 진행일정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반기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북아현3구역은 현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작년 4월 21일(목) 서울시로부터 재정비촉진계획(안) 변경 결정고시를 받은 후 사업시행계획(안) 변경 인가를 준비해 왔다.

변경된 재정비촉진계획(안)에 따르면 구역 면적은 908,141㎡며, 기준용적률과 상한용적률은 각각 210%, 260%다. 최고높이는 기존(103m)보다 10m 줄어든 93m 이하로 수립됐으며 최고층수도 35층에서 30층으로 수정됐다. 정비기반시설 기부채납 순부담률은 11.25%에서 16.25%로 약 5%p 증가했다.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총 예상 세대 수는 4,776세대로, 조합원·일반분양과 공공임대가 각각 3,964세대, 812세대다.

박일규 법무법인 조운 대표 변호사는 "예산집행, 정보공개 이슈와 더불어 실태조사 과정에서 흔히 지적되는 사항 중 하나가 협력업체 선정 방식"이라며 "도시정비법은 원칙적으로 일반 경쟁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따금 업체의 말만 믿고 지명경쟁이나 수의계약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령이 허용하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모두 실태조사시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직무상 고발 대상이 된다"며 "일단 고발이 되면 참고인 조사 등 소정의 수사를 거쳐 약식 기소된 후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