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성원대치2단지가 16년째 멈춰있는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 사업으로의 방향 전환을 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조합원 5분의1 발의를 통해 해산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장선상에서 기존 시공사로부터 빌린 잔존채무(대여금+이자)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업계 상당한 관심이 모아진다.
22일 정비업계 따르면 대치2단지 재건축 준비위원회(이하 재준위)는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조합의 해산과 청산, 재건축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설명회는 2명의 단지 주민이 주체가 돼, 향후 법적 절차와 청산 과정에 대한 소상한 이야기를 전했다. 수년째 공회전을 거듭하던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직접 행동으로 나선 인물들이다.
현재 리모델링 조합은 사업 동력을 잃어, 사실상 '식물 조합' 상태로 전락한 모습이다. 과거 조합은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으나, 2021년 6월 가계약을 해제했다. 건설사는 조합 측에 빌려준 대여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결과적으로 조합은 현재 회계상 약 163억원(원금+이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다. 지연이자도 누적되고 있다.
재준위는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한 뒤, 해산등기를 받기 위해 선행적으로 잔존채무를 해결해야 한다. 내년 1분기 계획하고 있는 해산총회 안건으로는 ▲리모델링 조합 해산 ▲리모델링 조합 집행부 전원 해임 ▲청산인 지정 결의 등이다. 조합원 20% 이상 발의를 통해 해산총회를 개최하고자 한다. 현재 재적 조합원 수는 약 1,500명이다. 준비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내용은 법무법인 지평에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조합과 시공사 측은 잔존채무를 조합원들이 각자 분담으로 변제해 주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에, 재준위는 파산 등의 대책(안)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강남구청에서도 재준위의 사업 선회 관련 행보에 진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말에 열린 설명회 역시 재건축을 열망하는 주민들로 북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