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아3구역의 입주가 완료된 가운데, 단지 내에 방치된 나대지를 새로운 형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활용법을 두고 지자체와 주민들 간 이견차가 발생하고 있어, 원활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정비업계 따르면 미아3구역은 강북구청 주관 하에 최근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변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미아3구역은 지난해 8월 30일 입주 개시 이후, 현재 대부분의 조합원 및 일반분양자들의 입주가 마무리된 상태다.
정비계획 변경의 핵심은 기존 획지의 용도 성격을 바꾸는 일이다. 대상지의 특징은 단지 내에 유독 많은 종교시설(교회)이 있다는 점이다. 5곳의 종교시설 중 2곳은 존치하기로 결정됐으며, 3곳은 다른 용도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강북구청 측은 관련부서 협의를 통해 단지 중앙에 위치한 획지6(791-777번지)의 나대지는 공공기숙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획지6의 경우, 현금청산에 따른 공개입찰 매각을 진행했으나, 2회 모두 유찰된 바 있다. 그밖의 획지7(226-74번지)과 획지9(791-687번지)는 수분양자의 용도변경 요청(근생 및 다세다주택)에 맞춰 성격을 달리하게 된다.

건축계획(안)을 살펴보면 공동주택은 임대형기숙사로 지어질 예정이다. 건물규모는 지하1층-지상5층으로, 수용능력은 80세대이며 주차대수는 13대(일반12·장애인1)로 계획됐다.
구청 관계자는 "공공기숙사로의 활용은 서울시 주거기본계획과 지침에 따른 사안으로, 조합 의견도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획지변경을 안 하면 종교시설 부지로 계속 남게 돼 다른 용도로 변경하려는 것"이라며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의 의견은 달랐다. 알짜배기 땅인 단지 중앙에 굳이 공공기숙사가 들어서야 하냐는 입장이다. A주민은 "4호선 주변 1km 이내 청년주택이 이미 즐비해 있다"며 "탁상행정에 불과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다른 B주민도 "강북구 주변의 대학기숙사(서경·덕성·동덕) 수요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취준생들이 선호하는 위치도 아닐 뿐더러, 충분한 고민을 거치지 않은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반분양자들은 "해당 부지에 공공기숙사가 설립될 것을 알았다면, 분양을 받았겠냐"며 "이 자리가 주민들의 의견 청취인지, 아님 일방적인 의견을 통보하려는 곳인지 궁금하다"고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종교부지 변경에 대한 어떠한 사전 알림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들 대다수의 입장이다. 입주민들은 타 구역의 '청년주택 취소' 사례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정비계획 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이 워낙 크다는 점에서, 문화시설 등으로 적절한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아3구역 주민들의 공람의견 제출은 20일까지로, 구의회 의견청취를 거쳐 3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