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과 성수 등 핵심 사업장 시공권을 염두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조(兆) 단위 사업장에 제출될 입찰제안서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된다. 보통 입찰제안서는 ▲총 공사금액(건축연면적 별 평당 공사비) ▲공사비 포함내역 ▲물가상승(ESC) 옵션 ▲금융조건(고정금리 제안 의무) ▲품질(마감재) ▲대안설계(세대당 커뮤니티면적·주차대수 등) 등의 다양한 항목들로 구성된다.
최근 2-3년 이내 유효 경쟁입찰이 성사된 곳들을 중심으로 화두에 오른 항목은 '금융조건'이다. 주요 사업장들 모두 사업비 조달금리를 제안할 때, 가산금리를 명확히 기재토록 입찰지침서를 구성한 부분이 특징이다. 통상 수의계약(Private) 체결 현장들의 경우, '금융기관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금리 조달'이란 공통된 문구가 들어간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사업비 PF를 일으키는 시점은 시공사 선정 이후 수년 뒤라는 구조에서 기인한다.
다만 핵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실제 빌리는 시점과 상관없이 입찰 시점에 가산금리를 고정된 값으로 제안하고, 추후 이자율 차이가 있을 경우 차액을 시공사가 보전해야 하는 트렌드가 정비사업 내 새롭게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 수의계약 현장은 가산금리를 별도로 제안하지 않기에, 크게 이슈화되는 부분은 없다. 반면 경쟁입찰이 예상되거나, 예고된 현장들은 금융조건의 이행 여부를 조금 더 신중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쟁입찰에 나서는 시공사들 대부분은 일단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감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금융조건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게 대두된다. 실제 몇몇 경쟁입찰 현장에선 고정금리를 제안했지만 공사도급계약(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생략되거나 기타 단서조항이 붙는 경우가 많다. 시공사 선정 시기가 앞당겨진 현재, 향후 사업비를 조달해야 할 시점까지 금융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불확실성이 큰 탓이다.
기업은 이윤창출을 최우선 목적으로 두는 탓에, 손실을 보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마진율을 지키기 위해 금융조건 부문에서 발생할 손실을 다른 사업조건 부문에서 보전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수 있음을 조합원들이 인지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온다. 물론 시공사 간 신용등급의 차이가 있을 경우, 제안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조합원들이 부담하는 금융비용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동일한 수준이거나, 압구정과 같이 신용공여의 기본이 되는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의 가치가 높고, 사업성이 양호한 현장들은 시공사 간 제안 내용(고정금리)이 다르더라도 실제 조달 시점에서 발생할 금리차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조달금리는 금융회사와 시공사와의 거래관계, 동일 그룹 내의 다른 계열사와의 관계, 그룹 전체 재무상태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핵심 사업장에 입찰하는 대형 시공사들의 금융조건이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았는지 세심한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금융조건을 무리하게 책정할 경우,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조달할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입찰시 제안한 금리보다 낮게 조달이 가능할 경우 조합과 시공사 모두 웃을 수 있다. 문제는 혹시 모를 금리 상승 시점에서 조달하게 될 경우에 발생한다.
그룹의 재무상태와 무관하게, 금융조건 부문에서 감당 가능한 범위를 초과해 제안할 경우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리한 금융조건에 초래된 손실을 다른 부문에서 보전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품질 부문에 있어 마감재 하향 조정이나 공사기간 조정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단순히 고정값을 수치상으로 비교하기보다, 입찰제안서 상 모든 조건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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