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첫번째 '유효 경쟁입찰'이 성립될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향한 업계 관심이 나날이 커지는 양상이다. 세계적인 건축명가로 알려져 있는 SMDP는 HDC현대산업개발의 '복합개발(주거·업무·상업)' 컨셉을 토대로 이미 오래 전부터 손발을 맞춰 설계(안)을 구상해 왔다. SMDP는 나인원한남과 성수동 아크로포레스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서 결과물로 두각을 입증한 해외 설계사다.
24일 정비업계 따르면 SMDP(Sarver McLaughlin Design Planning)는 최근 HDC현대산업개발과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방문해 설계 방향성을 재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SMDP의 사전 답사는 지난 2023년 하반기에도 진행됐다. 당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시점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할 때, HDC현대산업개발이 오래 기간 충분한 시간을 투입해 개발 계획(안)을 수립해 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핵심 사업장을 위주로 '해외 설계사'의 존재감이 커진 분위기다. 2년 전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서 벌어진 설계 경쟁을 단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성수에서도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해외 설계사의 참여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입찰을 위해 복합개발 경험이 많은 미국 SMDP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SMDP는 고급주택의 대명사인 나인원한남과 성수동 아크로포레스트, 래미안 원베일리 등을 트랙레코드로 두고 있다. 설계력이나 국내 인·허가 실적에 있어 탑티어로 손꼽히는 곳이다. 앞서 언급된 세 곳 모두 준공이 완료된 주거 건축물이며 높은 아파트 가치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래미안 원베일리는 아파트 평당 2억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단지 고급화에 특화된 해외 설계사로 정비업계 알려져 있다.
SMDP는 지난해 최대 격전지였던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 현대건설의 설계사였다. 한강 조망권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향의 설계로 조합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시 현대건설의 대안설계(안)은 '분양수입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지상층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상가)을 지하화해 용적률을 추가 확보했고, 이를 오피스텔 고급화 설계에 활용했다. 늘어난 용적률을 오피스텔 복층화 설계에 사용했던 것이다.
정비사업에서 지하층은 용적률 계산식에 포함되지 않는다. 오피스텔을 고급화시켜 시장에서 제값을 받아,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덜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시공권을 거머줬다. 사업장에 특화된 설계를 통해 조합의 분양수입을 극대화했던 제안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능별(주거·업무·상업) 건축물을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특성에 맞게끔 설계(안)을 준비 중이다. 용산역을 거점으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만큼, 지역적 특성(인구·문화·교통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전제로 입찰제안서를 마련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위치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3가 40-641 일대다.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KTX)과 신용산역(4호선) 등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으며, HDC아이파크몰과 이마트, CGV 등 생활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강변북로와 한강대교 등을 접하고 있어 서울 주요 업무지구(강남·여의도·광화문) 이동 역시 수월하다. 용산역 근방으로 아모레퍼시픽, LG유플러스, 하이브 등의 대기업들도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