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중동 전쟁과 고환율 등의 여파로 공사비 상승 추세가 장기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사비는 전체 정비사업비의 8할을 차지하는 만큼, 결국 조합원들의 분담금 걱정도 나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위기가 지속되는 국면 속에서, 한 전문가는 최유효개발을 통한 실리적 접근과 시공사와의 협상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고 나섰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최근 양천구청은 [도시정비사업 지식포럼]을 열어 지역 주민들의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정비사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2회차 섹션에서 전문가로 초빙된 인물은 ㈜엠유엠파트너스의 김학주 대표다. 김학주 대표는 시공사(SK에코플랜트) 출신으로, 한국부동산원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각종 자문위원·코디네이터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선 공사비는 매출원가(현장원가 포함) 외에도 일반관리비, 이윤 등으로 구성된다. 시공사 입장에선 수량과 단가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구매와 계약관리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협력사의 부도, 자재가 상승여부, 제반 위협요인 등을 따지게 된다.
통상 공사비의 인상 원인은 ▲인건비 상승 ▲자재 인상(시멘트·철근) ▲건설안전 강화 ▲품질 상향(친환경·장수명주택) 등의 외부요인 변화 탓이다. 인건비와 자재 인상은 물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등의 변화로 건설안전 관리, 친환경 단계는 점점 강화될 수밖에 없다. 친환경, 장수명주택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수록 공사비는 약 6.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두고 김학주 대표는 건들지 못하는 외부요인보단 어느정도 조정이 가능한 내부요인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현장에서 안전비용이 증가하고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부분을 막을 순 없다. 대신 마감재와 층수 등을 적당한 수준에서 조정하고, 공사계약의 유불리를 따져 협상에 들어가는 건 조합 입장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는 "품질을 어느 수준으로 맞추고, 분양물량을 얼마나 뽑는지는 조합과 사업시행자의 몫"이라며 "적정선에서의 타협점을 찾아 최유효개발을 하는 것이 공사비를 줄이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정비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소규모주택정비를 제외하더라도 서울에만 약 720곳의 정비사업지가 집중돼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장들은 대형시공사 12개 업체와 1군 중견업체 소수로만 사업이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수의계약 사례가 증가하고, 공사비 협상시 시공사가 우위를 가지는 것도 시공사의 독과점 구조 탓이다.
김학주 대표는 "전투에서 이긴다고 전쟁에서 이기는 건 아니다"라며 "공사비 협상에서 100% 전력투구로 싸우지 말고, 나머지 노력은 조합원들에게 향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공사비 협상 과정을 보면, 기존에 가계약을 잘했다고 한들 본계약때 원상복구 되는게 다반사"라며 "공사비 협상 전, 보통 공사 계약서 협상부터 시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트렌드는 정부가 발표하는 실적공사비(표준시장단가)를 기준으로 비용을 잡는데, 소비자물가지수보단 건설공사비지수를 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기존 가계약 조건이 달라진다고 해서 시공사 계약해지를 검토하는 것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시공사와의 분쟁으로 소송전에 접어들면 조합 측이 승소한다고 해도 사업기한 지연으로 막대한 금융비용이 발생해서다. 더군다나 새로운 시공사가 더 좋은 계약 조건을 가져올지 여부도 알 수 없다. 김학주 대표는 "보통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사업지들을 대상으로 시공사들이 '대안·특화설계' 명목하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한다"며 "공사비 상승의 주범이긴 하나, 물량은 바뀌어도 품목은 바뀌지 않으니 과한 특화 마감을 지양하는 등 효율화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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