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신탁이 사업시행자 지위를 갖고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최근 토지등소유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2017년 9월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후 7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정비계획(안) 수립을 이뤄내지 못한 점을 사과한 것이다. 여의도 시범은 2022년 확정된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정비계획(안) 수립까지 이뤄냈으나, 서울시와 기부채납 건축물 이견차로 지정고시를 받지 못했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여의도 시범아파트 토지등소유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한국자산신탁은 2017년 사업시행자로 지정됐지만, 결과적으로 아직 정비계획(안) 지정고시를 받아내지 못했다. 데이케어센터(노인시설) 이슈 영향이다. 현재 데이케어센터를 삭제하는 대신 문화시설을 배치하는 내용의 조치계획(안)을 영등포구청에 제출했다. 서울시로 해당 조치계획(안)이 접수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자산신탁은 사업시행자로서 정비계획(안) 지정 업무가 지연돼 유감스럽다며, 심심한 사과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4월 전체회의에서 정비사업위원회 투표 결과 오류로 혼선을 야기한 점, 토지등소유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도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한국자산신탁은 과거의 미흡했던 대처들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 동일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이어, 한국자산신탁은 원활한 인허가청과의 공조를 위해 단지 내 걸려 있는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시범아파트 현수막은 언론에서 계속 이슈화 됐던 사안이다. 주민들은 서울시 도시계획심의 과정에서 정비계획(안)에 들어간 기부채납 건축물(데이케어센터)을 반대해 왔다. 데이케어센터는 서울시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치매 및 등급어르신을 위한 노인 요양보호시설이다. 작년 7월 기준, 서울시내 데이케어센터는 모두 198개다.
한국자산신탁은 정비계획 변경(안) 입안 과정에서 서울시와 밀실협약을 했다는 주민들 지적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한국자산신탁은 도계위 심의 전까지 '데이케어센터' 관련 서울시와의 일체 사전협의는 없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한국자산신탁은 서울시의 수정가결 지침과 건축물인센티브 계수 변경(0.7→1), 데이케어센터를 포함한 노인시설을 삭제해 조치계획서를 반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최근 정비사업위원회 등에서 한국자산신탁 신탁계정대에서 빌리는 대여금 이자와 수백억원에 달하는 신탁수수료 감액 관련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신탁수수료는 해당 사업장의 전체 매출액에서 일정 요율로 결정된다. 일례로 분양수입 1조원 규모의 사업장일 때, 수수료율 3%를 적용하면 신탁수수료는 300억원으로 계산된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내 신탁방식을 택한 곳은 ▲시범(한국자산신탁) ▲광장28(한국자산신탁) ▲한양(KB부동산신탁) ▲공작(KB부동산신탁) ▲삼익(한국토지신탁) ▲은하(하나자산신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