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서빙고동에 위치한 신동아아파트가 2021년 7월부터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도모하고 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제자리걸음을 보이는 가운데, 비슷한 시기 함께 검토했던 대치동 미도아파트는 정비계획(안) 주민설명회까지 마치며 남다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어 비교된다. 출발선상은 같았지만 미도아파트는 정비구역 지정을 바라볼 수 있을만큼 진도를 뺐지만 신동아아파트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신동아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추진 관련해서 조합원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총회를 지난 해 2번이나 개최했다. 다만 작년 하반기에 연 총회에서는 주민 반대율이 약 35%를 기록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이사(집행부)들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건축 자체를 반대하면서 조합설립인가(2021년 1월) 이후 좀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2021년 재개발 6대 규제완화의 일환으로 신속통합기획(공공지원이 가미된 민간재개발) 정책을 발표했고, 사업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초창기 신동아아파트 조합 측에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건축 진행을 유도했다. 조합설립인가 직후였던 신동아아파트는 서울시 통합심의(건축+교통+환경)를 통해 정비기간을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진행키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될 경우, 소형·임대주택 등 공공기여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반대파 주민들이 생겨나면서 발발했다.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하게 되면 기간단축과 사업성 개선을 이룰지 몰라도 반대급부로 서울시 요청을 계속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찬성과 반대 주민들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근 2년의 시간과 비용이 신속통합기획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 소모된 것이다.

주민 반대로 인해 서울시청과 용산구청의 입장도 어느 정도 바뀌었다. 당초 신속통합기획 홍보 차원에서 적극성을 갖고 움직였던 서울시도 이제는 신동아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을 고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한 명분을 요청한 상황이다. 입안권자인 용산구청에는 서빙고동 소재 신동아아파트의 주변 광역교통망을 재건축하면서 어떻게 구축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요청했다. 주민 반대도 어느 정도 봉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서울시 지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추진 준비를 해왔던 만큼, 이를 다시 엎는 것도 시간과 비용 차원에서 고심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신속통합기획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다수라 내부적으로 주민들 의견을 하나로 일치시켜 올해는 신속통합기획 추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정비업계 관심이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아아파트는 63빌딩을 건설 중이던 신동아그룹이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 공영레미콘공장 부지 약 4만평을 매입해 지은 아파트 단지다. 한강뷰와 녹지뷰(용산민족공원) 영구 조망이 가능한 단지로 꼽힌다. 재건축 이후에도 앞뒤로 한강공원과 용산민족공원, 남산 뷰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입지로 정평이 나 있다. 중대형 평수(31평~68평)로 이뤄져 있으며, 아파트 단지 옆에는 신동아상가와 온누리교회가 있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과 초대 온누리교회 담임목사(하용조)는 동서 지간이다. 신동아그룹은 1985년 여의도 63빌딩을 세운 회사지만, IMF 이후 부실경영과 옷로비 사건으로 인해 기업집단(그룹)이 해체되었다. 이후 63빌딩은 한화그룹이 인수했고, 대한생명보험과 신동아화재해상보험도 한화그룹에 피인수됐다. 현재의 한화생명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의 모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