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이촌동 재건축의 대표 주자인 한강맨션·한강삼익·왕궁맨션이 한강 조망권을 둘러싼 각기 다른 변경 인가를 준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나란히 붙어있는 3개 아파트 모두 '변경 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래미안 첼리투스(舊렉스아파트)에 이어 이촌동 한강변을 수놓을 고층 스카이라인을 계획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몸집이 가장 큰 이촌한강맨션(660세대)은 작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확보하고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일단 기존 사업계획대로 관리처분을 선제적으로 받은 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발맞춰 68층까지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GS건설이 조합 측에 제안한 혁신설계에 따르면 조합원 660세대가 100% 한강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동배치가 이뤄져 있다.
이촌한강맨션 조합 측은 이주·철거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660세대가 이주를 하기 위해선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터, 이 시간을 십분 활용해 GS건설이 제안한 혁신안을 골자로 서울시 건축심의를 다시 받겠다는 복안이다. 실거주보다 갭투자자 비율이 높은 이촌한강맨션의 경우 다른 재건축 단지보다 속도에 무게중심을 두고 의사결정을 했다.
올해로 조합설립 20년차를 맞은 한강삼익아파트는 2020년 5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며 뒤늦게 속도를 내는 듯 보였지만, 현재 조합원들의 한강조망권 확보를 목적으로 한 설계변경 진행으로 관리처분인가가 늦어지고 있다. 조합설립 후 17년만에 받아낸 사업시행계획인가였지만, 한강삼익아파트 1동(대형평형) 주민들의 요청으로 건축심의부터 다시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삼익아파트는 1동(47평)과 2동(34평)으로 분류되는데, 1동 주민들은 중경고등학교 너머로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1동은 한강과 평행으로 배치돼 있어 일정 층수 이상이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 인가받아놓은 사업시행계획(안)의 일부 내용(설계·평형 변경)을 바꿀 경우 더 많은 조합원들의 한강조망권 사수가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건축심의 단계로 다시 돌아가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건설사는 DL이앤씨다.
왕궁맨션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35층 층수규제 완화에 발맞춰 정비계획(안)을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정비업계 따르면 왕궁맨션 정관에는 5동 주민들에게 한강조망권을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의 문구가 기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 5개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중 5동이 한강변을 접하고 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기존 구축으로도 한강뷰를 보유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우선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촌한강맨션과 한강삼익아파트, 왕궁맨션 모두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층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강뷰에 따라 보유자산의 미래가치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세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사용 가능한 용적률 내에서 최대한 높이 올리게 되면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한강뷰 물량도 그만큼 늘어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이촌한강맨션과 한강삼익아파트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왕궁맨션은 정비계획 변경인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동부이촌동의 한강 라인이 이들 3개 아파트에 의해 바뀌기 때문에 올해 서울시로부터 어떤 결정을 받을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물론 높이 올릴수록 평당 공사단가도 급격하게 오르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 회자되는 조합원분양가와 추정분담금 등 모두 계속해서 변경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