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반기 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된 마포구 성산동이 올해 8월 서울시 통합 자문회의를 거친 뒤, 이달 주민설명회를 통해 모아타운 관리계획(안) 수립 및 구역지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총 6개 예정 구역(가로주택정비사업) 중 3개 구역이 복수의 연번 동의서가 발급돼 있는 상황이라, 향후 주민들 간 통합 여부가 사업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비업계 따르면 마포구청은 이달 22일(금) 성산동 160-4번지 일대 모아타운 관리계획(안)을 토지등소유자들한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한엔지니어링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산동은 ▲1구역(165-72번지) ▲2구역(200-149번지) ▲3구역(200-81번지) ▲4구역(200-323번지/200-413번지) ▲5구역(200-287번지/200-281번지) ▲6구역(200-258번지/200-249번지/200-226번지) 등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4구역과 5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서 연번이 2개씩 발급돼 있는 상황이고, 6구역은 3개의 연번동의서를 부여받았다. 연번동의서가 복수로 발급되었다는 건, 모아타운 추진세력이 쪼개져 있음을 의미한다. 성산동은 이미 지난해 PM(Project Management) 회사들이 주민들을 접촉해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했고, 현재는 2개 업체(부동산서브S&C·행복짓기)를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도시계획업체인 대한엔지니어링은 이날 성산동 모아타운 계획안으로 개별정비안과 통합정비안으로 나눠 발표를 진행했다. 기존 6개 구역 중 2구역과 3구역을 하나로 합쳐 기존 가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역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통합정비안은 기존 6개 구역 중 2구역과 3구역을 합치고, 5구역과 6구역을 합치는 안을 제안했다. 개별정비안(5개 구역)과 통합정비안(4개 구역) 별로 용적률·건폐율은 달라진다.
개별정비안으로 갈 경우, 종상향 결과 용도지역은 ▲제1종(3,789㎡) ▲제2종7층이하(0㎡) ▲제2종(55,673㎡) ▲제3종(25,412㎡) 등으로 바뀐다. 통합정비안을 선택할 경우의 변화되는 용도지역은 ▲제1종(3,789㎡) ▲제2종7층이하(0㎡) ▲제2종(13,514㎡) ▲제3종(68,566㎡) 등이다. 통합정비안으로 갈 경우, 제3종으로 종상향되는 면적이 약 43,154㎡(1만3,000평) 늘어나는 구조다. 법적상한용적률은 50%p 차이다.
현재 성산동은 ▲기존(6개 구역) ▲개별정비안(5개 구역) ▲통합정비안(4개 구역)의 선택지가 생겼으나, 각 구역별로 공공기여와 관련한 내용은 주민설명회에서 다뤄지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엔지니어링은 공공기여 관련한 내용을 이날 발표에서 다루지 않았다. 개별정비안(5개 구역)과 통합정비안(4개 구역)을 제안했지만, 임대주택과 관련한 부분은 기존 진행안(6개 구역)대로 제안해 주민 혼동도 발생했다.
성산동 A주민은 "현재 세대 수가 1,655세대인데,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공급 예정인 세대 수는 1,794세대"라며 "임대주택 380세대를 제외하면 조합원·일반분양 물량은 1,414세대가 계산되는데, 일반분양은 커녕 조합원들 중에서도 현금청산 대상자가 10% 정도 되는 숫자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복수의 추진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개별정비안과 통합정비안이 원활하게 진행될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성산동 B주민은 "결국은 주민들이 주체가 돼 통합을 위한 국면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내야 할 거 같다"며 "다만 이권이 개입된 상황에서 주민들 뜻대로 방향성을 잡아나갈 수 있을지에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승적 관점에서 주민들 간 양보와 협업을 전제하지 않고 지금과 같이 대치상황이 계속된다면 모아타운 사업을 통한 주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마포구 성산동 160-4번지 일대 구역면적은 84,876㎡로, 제1종일반주거지역과 제2종일반주거지역(7층이하), 제2종일반주거지역이 혼재돼 있다. 총 건축물 수는 328동(무허가 1개 포함)으로, 노후·불량 건축물은 237개로 집계됐다. 노후도는 72.26%다. 성산동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상 법적 기준(면적 10만㎡ 미만+노후도 50% 이상)을 모두 충족한다. 성산동 모아타운 후보지엔 약 3,340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