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1구역이 진행한 2차 입찰이 포스코이앤씨의 단독 응찰로 유찰된 가운데, 조합은 곧장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한번 더 입찰공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포스코이앤씨만이 입찰보증금을 내고 수주의향을 타진했기에 다른 건설사가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차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였던 호반건설도 최종적으로 응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수의계약 입찰 역시 결과는 동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1일 정비업계 따르면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김문선 조합장)은 시공사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1차·2차 입찰 당시 현장설명회에서 입찰안내서를 받아간 건설사들에게 한번 더 러브콜을 보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2차 입찰 현장설명회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GS건설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금호건설 등이 참여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이앤씨만이 입찰보증금을 납입하며 단독 입찰했다.
두 차례 진행한 입찰에서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음에 따라, 조합은 포스코이앤씨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해도 법적으로 이슈는 없다. 물론 조합 입장에선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건설사 간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 포스코이앤씨만이 조합의 요청에 응했기 때문이다. 통상 정비사업에서 복수의 건설사가 들어와야 조합원 입장에선 더 유리한 공사조건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노량진1구역 입지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에도 불구, 결과적으로 경쟁 구도가 성립되지 않은 건 공사비와 관련 있다. 조합이 적산업체를 통해 산출한 공사비 예정가격은 1조926억원이다. 사업시행계획(안) 상 건축연면적을 고려한 평당 공사비는 730만원이다. 공사비에는 철거비와 제반 경비가 포함돼 있다. 삼성물산은 조합의 요청으로 수주 사업성을 검토했으나, 공사비가 낮다는 이유로 포기의사를 이른 시점에 밝혔다.
현재 송파구 재건축 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700만원대로 예가를 잡은 사업장은 없다. 물론 공사비를 단순히 숫자만 놓고 비교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공사비는 ▲지반 ▲층수 ▲동수 ▲마감재 ▲사업규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설사마다 원가도 제각각이라, 책정하는 마진율도 다를 수밖에 없다. A사업장에서 수주를 위해 마진율을 줄였다면, B사업장에선 A사업장에서 본 손실을 채우기도 한다.
노량진1구역 A조합원은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오티에르)를 평당 공사비 730만원에 지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들어왔을 것"이라며 "수의계약 입찰을 하더라도 결과는 동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대형 평형 위주로 설계변경이 진행 중이라, 향후 실착공할 때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공사비(730만원)가 최종 공사비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조합원들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포스코이앤씨의 수주물량은 연초부터 다른 건설사를 압도하고 있는 분위기다. 부산 촉진2-1구역(1조3,000억원)과 산본1동2지구(2,800억원), 고양시 별빛마을8단지(5,000억원) 등 벌써 수주물량만 2조원에 달한다. 최근 송파구 가락미륭아파트(2,238억원) 수주에도 성공했다. 올해 3월 말에는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두고 현대건설과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