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2차) 대열에 합류한 서계동33번지 일대가 신속통합기획(안)을 공개하며, 정비계획(안) 수립 및 구역지정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2021년 1차 후보지 공모 당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미선정 사유를 보완하며 이듬해 신속통합기획 후보지에 합류했다. 서계동은 올해 하반기 정비계획(안) 입안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하고 연내 정비구역 지정을 받겠다는 목표를 다지고 있다.
4일 정비업계 따르면 서울시 도시계획국 신속통합기획과(김현주 2팀장 발표)는 지난 1일 서계동33번지 일대의 신속통합기획(안)을 주민들한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공공성과 사업성을 정비계획(안) 준비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게 신속통합기획 사업의 본래 취지다. 신속통합기획(안)은 정비계획(안)을 수립할 때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게 된다. 여느 사업장과 마찬가지로 이날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용적률'이었다.
서울시는 현재 1종·2종(7층이하) 일반주거지역으로 이뤄져 있는 용도지역을 각각 2종과 3종·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용적률 260%까지 가져가는 방향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 최고 층수 39층과 3,000세대(공동주택 2,700세대+오피스텔 300실) 규모 단지가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서울역 입지임을 감안해, 유연한 도시계획을 적용해 토지이용계획(안)을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점도 부연했다.
서계동33번지 일대는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청파2구역·공덕A구역)와 연접해 있다. 2곳 모두 작년 6월 신속통합기획(안)이 공개됐다. 청파2구역은 제1종과 제2종(7층이하)이 혼재돼 있어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든 토지다. 서울시는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최대 2단계 종상향을 통해 최소한의 개발을 위한 사업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용적률은 249%며, 예상되는 총 세대 수는 1,900세대(임대주택 400세대 포함)다.
공덕A구역의 용도지역은 일부 제2종(7층이하)을 제2종으로 종상향하고, 기존 제2종은 현재 용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잡혔다. 구릉지의 불리한 여건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해 층수계획은 유연하게 적용됐다. 서울역 방면으로 최고 30층 주동이 들어설 예정이며, 공덕역 방면으로는 인근 저층주거지를 감안해 중층 주거동을 지을 계획이다. 예상되는 공급 세대 수는 총 1,530세대(임대주택 300세대 포함) 내외다.
서계동 통합구역과 청파2구역, 공덕A구역이 신속통합기획(안)에 맞춰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공급 물량만 단순 계산으로 6,500세대가 나온다. 물론 현재 정비계획(안)이 수립된 것도, 입안을 위한 동의서 징구를 마치지도 않은 상황이다. 신속통합기획(안)은 말 그대로 서울시에서 향후 심의 속도를 내주기 위해 정비계획(안) 수립 단계 전 공공성을 고려한 서울시의 생각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결국 재개발을 진행할 수 있느냐 여부는 주민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 주민들의 반대로 정비계획(안) 입안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신속통합기획(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서계동과 청파동, 공덕동 모두 신속통합기획(안)이 발표됐기에 향후 사업 진행을 위한 발판(정비구역 지정 및 조합설립)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서계동 통합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는 작년 4월 정림건축을 건축설계 및 정비계획(안) 수립 용역사로 선정했고, 6월에는 토지등소유자를 상대로 평형 선호도 우편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서계동은 작년 11월 토지등소유자를 상대로 자체 [신속통합기획 포럼]을 개최할 정도로 열의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