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미아동 791-2882번지(소나무협동마을) 일대가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34년간 북한산 고도제한 규제를 받았지만, 최근 서울시가 높이제한을 풀어주면서 사업 추진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소나무협동마을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던 곳이지만,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지진 않았다.
14일 정비업계 따르면 강북구청은 최근 미아동 791-2882번지 일대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신속통합기획(안)을 공개했다. 핵심은 북한산 고도지구 재정비에 따른 건축물 높이제한 완화다. 소나무협동마을은 고도지구에 속해 있어 7층까지밖에 짓지 못한다. 다만, 서울시가 규제를 풀어주면서 최대높이 28m에서 평균높이 45m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사업 대상지가 역세권 조건(지하철역 승강장 경계부로부터 250m 이내)에 부합할 경우, 45m 내에서 완화 가능하다.
건축한계선은 구역 경계로부터 최소 3m 이상 띄어서 배치해야 한다. 건축한계선에서 15m 구간까지는 건축물 높이를 28m로 유지해야 한다. 조망권 확보를 위해서다. 주요 조망 가로는 ▲도봉산길 ▲무수천변 ▲우이천변 ▲인수봉로 ▲삼각산로 등이 있다.
용적률 계획은 ▲기준용적률(190%) ▲허용용적률(200%) ▲상한용적률(225%) ▲법적상한용적률(240%) 등으로 수립됐다. 고도제한 완화를 받기 전, 소나무협동마을의 용적률은 164%에 그쳤다. 기준용적률(190%)에 비해 26%p를 손해보는 구조였다. 정비사업에서 용적률은 곧 사업성을 의미한다. 열악한 거주환경임에도 불구, 재개발을 추진하지 못했던 이유다.
소나무협동마을은 45m 고도제한 완화 덕택에 용적률을 최대 240%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고도제한 완화 전 용적률(164%)보다 76%p 증가했다. 사회복지시설과 공공공지, 공원 등을 기부채납해 얻은 수치다. 신속통합기획(안) 상 예상되는 주택공급 물량은 약 2,500세대 내외로 추정된다. 용도지역은 제2종(7층이하)에서 제2종으로 1단계 종상향이 이뤄지게 된다.
토지이용계획(안)을 살펴보면, 구역 내 존치 건물은 ▲주하늘교회 ▲삼양교회 ▲종합복지센터 ▲사회적 경제지원센터 ▲차고지 등이다. 이전계획이 잡혀 있는 건물은 솔마루와 키움센터, 청소년아지트 등이다. 사업대상지 내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제척된다. 마찬가지로 솔샘로를 따라 형성된 상가지역과 SK주유소도 재개발 대상에서 빠진다. 택시 차고지는 협의 후 결정된다.
소나무협동마을은 지형과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4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된다. 북한산과 인접한 A영역은 경관을 확보하기 위해 10-15층 규모로 저층 판상형 주동과 테라스하우스가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초 인근의 B영역은 7-20층 규모로 클러스터 주동과 고층 타워형 주동의 혼합배치가 예상된다. 미양초 인근의 C영역은 12-15층 규모로 공공보행가로와 연계한 커뮤니티 공간이 계획됐으며, 역세권 위치의 D영역은 7-25층 규모로 고층타워형 주동 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보행동선 계획(안)에 맞춰 공원녹지와의 연계를 통한 보행녹지체계도 구성된다. 솔샘역-삼양초-삼양역을 연결한 공공보행가로가 마련되고, 북한산 조망을 고려한 경관보행가로도 만들어질 계획이다. 단지 내 진입과 주민 편의를 고려한 생활중심가로가 마을 중심부를 크게 가로지르며, 학교-공원-SOC시설을 연계한 안전중심가로도 상층부에 형성된다. 대상지 규모를 고려해 차량 출입구는 4개소로 예정돼 있다. 마을 주변 곳곳엔 ▲진입 마당 ▲중앙 마당 ▲놀이마당(어린이 놀이터) ▲쉼터 정원 ▲주민 운동시설 ▲마을 텃밭 등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구역계 변경을 통해 벽산아파트 부지 일부를 대토하고 미아1구역 일부 편입과 미아7구역 경계부 정리를 계획 중이다. 다만 솔샘로와 삼양로 일대 상가들이 재개발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가 있어 충분한 사전협의도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서울시는 다음 달까지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지어 강북구청에 내려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