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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못지켜" 현대건설, 현대百 입점 불가…아쉬움 표한 한남3

한남뉴타운 대장격에 속한 한남3구역이 최근 2024년 정기총회를 마친 가운데, 이날 총회 안건보다 현대건설의 프레젠테이션(PT) 발표에 조합원들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을 수주할 당시 7-2블록을 통째로 매입해 현대백화점을 입점시키겠다는 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조합원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현대건설은 사업성이 부족하기에 현대백화점 대신 다른 대안을 조합원들에게 제안했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한남3구역은 최근 2024년 정기총회를 열어, ▲제1호(2023년 정비사업비 등 의결) ▲제2호(2024년 조합운영비 및 사업비 예산 의결) ▲제3호(2024년 수입예산 의결) ▲제4호(자금 차입) ▲제5호(이주 관련 제반사항 이사회 위임) ▲제6호(정기총회 참석수당 지급) 등을 상정해 논의했다. 이날 총회 현장에는 현대백화점 입점이 불발된 데 따른 조합원들의 팻말시위가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현대백화점 입점이 힘든 배경에 대한 PT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전통적인 백화점 산업은 장래성이 없어 소멸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유통 3사(현대·롯데·신세계) 모두 대형화된 복합쇼핑몰에 집중하고 있음을 서두에 설명했다. 뒤이어 최근 영업을 개시한 백화점 영업면적이 평균적으로 25,000평 이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남3구역의 경우 점포의 대형화가 어렵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했다.

 

영업면적 대비 매출액을 얼마나 내는지와 관련된 '평효율' 지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영업면적이 작지만 명품브랜드(에르메스·샤넬·디올)를 통한 매출액이 높다는 점을 그래프로 보여줬다. 한남3구역 내 백화점 모델을 도입할 경우, 주변 지역과 비교할 때 매각가치가 낮다는 점을 시뮬레이션 결과로 보여줬다. 사업성이 부족하기에 현대백화점 입점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백화점 대신 다른 상업시설을 대안으로 사업을 진행시켜야 한다는 게 PT 발표의 요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초 코람코자산운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상가 분양가액으로 7-2블록을 통째로 매입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우선권이 있는 조합원 분들한테 입주권을 사야 하는데 분양가로는 매입하기 힘들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은 입찰보증금(1,500억원) 이자율 관련 협의도 조합과 진행할 것이며,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한남3구역을 수주할 당시 주택사업본부 대표였다. 한남3구역 내 집을 마련해 조합원이 될 정도로 수주에 공을 들였다. 당시 윤 대표는 디에이치는 돈을 벌기 위한 브랜드가 아니라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상업시설 미분양 시, 최초 일반분양가 금액으로 100% 대물변제하겠다는 조건을 입찰제안서에 기재해 제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사업성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 특성을 감안할 때, 현대건설도 현대백화점 입점이 힘들다는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남3구역은 최근 재정비촉진계획(안) 변경을 통해 상가 면적을 축소하는 대신, 일반분양 면적을 늘려 약 4,000억원의 추가 분양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조합원 분양수입이 증가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상가 면적 축소로 백화점 입점이 힘들어진 상황이기에, 현대건설은 스트릿형·쇼핑센터형 상업시설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남3구역 A조합원은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을 수주할 당시, 현대백화점을 입점시켜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투표했다"며 "현대건설이 백화점 영업면적을 말하며 사업성이 없다는 점을 판단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서울 내에서도 핵심위치에 있는 한남3구역에 적용되지 않는 논리"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대안을 원하는 것이 아닌 기존 약속대로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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