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5구역이 총회 전자투표 도입 여부로 뜨겁다. 조합은 근방에 위치한 2구역·3구역·4구역 사례를 참고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차례 건설사 간담회를 열며 시공사 선정을 예고한 상황이기에 전자적 의결 방식이 도입된다면 언제부터 적용될지도 관심사다. 다만 시공사 선정 총회의 경우,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직접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2일 정비업계 따르면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은 전자투표 제도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음을 조합원들에게 밝혔다. 전자투표는 직접참석 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 총회와 같이 높은 직접참석율을 필요로 하는 총회에는 적용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한남5구역 내 상당수 조합원들의 연령대가 높아 스마트폰 전자투표에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추가 언급했다.
한남2구역은 작년 9월(임시총회)과 12월(임시총회), 올해 3월(정기총회)까지 모두 전자투표로 진행했다. 특히 작년 9월 열린 임시총회는 118프로젝트와 관련 대우건설의 재신임을 묻는 중요한 안건이 포함돼 있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들은 집행부 연임과 시공사 선정 등 중요 안건이 포함돼 있을 경우 조합은 전자투표 도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면(서면결의서)과 비대면(전자투표)의 차이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전자투표는 시간과 비용 차원에서 경쟁우위를 가진다. 토지등소유자의 명부를 자동화 과정을 거쳐 정리하고, 모바일 책자와 전자투표 링크를 통해 바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 결과는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자동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인건비도 들지 않는다. 반면, 서면결의서 형태로 진행할 경우 모든 작업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수십명의 홍보OS요원을 고용하고, 이들이 전화와 방문을 통해 서면결의서를 징구하게 된다.
정비업계에선 전자투표 도입을 단순히 '비용' 차원에서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집행부 선거와 협력업체 선정 등과 같이 복수의 후보가 경쟁하는 안건이 대표적이다. 특히 복수의 시공사가 경쟁입찰에 참여했을 경우, 조합원들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대면 홍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앞선 이유로 인해, 많은 조합들이 총회 상정되는 안건의 종류를 감안해 전자투표 방식을 선택적으로 취사선택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투표 도입 결정은 조합의 몫"이라며 "조합원 입장에선 사업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자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성이 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자투표는 직접참석에 해당하지 않고,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조합원들의 비율이 많을 경우엔 조합 입장에서 당연히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