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공작아파트가 단독 입찰로 들어온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대우건설은 '써밋 더 블랙 에디션'을 브랜드명으로 정해, 특화A안(평당 공사비 1,160만원)과 특화B안(평당 공사비 1,070만원), 특화C안(891만원)을 사업제안서로 제출했다. KB부동산신탁은 특화B안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안건으로 올렸다. 대우건설은 바로 옆 단지(한양아파트) 입찰 조건을 참고해 공작아파트 시공권 확보에 나섰다는 평이다.
17일 정비업계 따르면 공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이 개최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KB부동산신탁과 정비사업위원회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2회 모두 단독입찰로 유찰됨에 따라, 대우건설과 수의계약을 체결키로 결정했다. 대우건설은 총 3가지(A·B·C) 대안설계(안)을 제출했으며, 자체적으로 B안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먼저 피력해 왔다.
대우건설은 B안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공작아파트 조합원들에게 '공사비 변동 없는 층고 상향(0.2m)'을 약속했다. 특화 B안의 총 공사금액(5,074억원) 내에서 공사비를 올리지 않고 층고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대우건설의 입장이다. 다만, 시공사로 선정된 후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의 원안설계와 본인들의 대안설계를 절충하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으로 인해 공사비가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KB부동산신탁이 소유주들에게 배포한 전체회의 총회책자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시공사로 선정된 후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설계요소 적용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대가 선택하게 될 복층옵션은 토지등소유자들의 추가부담이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층고 0.2m 상향 조정도 당초 제시한 공사비로 확정하는 것이 아닌, 최대한 가능하도록 노력해 보겠다는 문구로 갈음했다.
대우건설이 입찰보증금으로 제출한 120억원은 전액 사업비로 전환해 사용된다.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로부터 빌린 원금과 이자를 우선 상환하는데 사용될 전망이다. 향후 관리처분계획(안) 인가 이후 일으키게 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을 통해 1,100억원을 사업비 명목으로 빌릴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향후 분양수입금이 들어올 경우, 환급금→사업비→공사비 순서로 상환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공사비를 가장 마지막에 받겠다고 내건 조건은 한양아파트를 어느 정도 의식한 부분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현재 입찰 경쟁을 진행 중인 안산주공6단지에서도 공사비보다 사업비를 먼저 상환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진 않았다. 시공사가 사업비를 먼저 상환하겠다는 건,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목적이 내포돼 있다.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건 곧, 분담금 절감에도 긍정적이다. 대우건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조건을 의식해, 공작아파트의 PF 상환 순서(환급금→사업비→공사비)를 정했을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공통된 분석이다.
물가 변동에 따른 공사비 증액은 내년 9월부터 기산이 시작된다. 내년 9월부터 실착공 전까지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중 낮은 값을 적용해 물가상승분만큼 공사비를 올리겠다는 게 대우건설의 조건이다. 지질조사에 따라 공사비 및 공사기간은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조항도 들어갔다. KB부동산신탁에서 제공한 지반조사보고서를 따르되, 실제 땅을 파보고 상황이 다를 경우엔 공사금액과 공사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는 올해 5월 설계사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조합원 전 세대 복층형 구조(층고 3.7m)로 설계(안)을 만들어 왔다. 복층형 구조는 바닥에 전달되는 소음이 보와 기둥을 타고 분산되기 때문에, 아래 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분양 세대는 2.5m 층고의 단층형으로 구성된다. 일반분양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게 당시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가 설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한 핵심 사항이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면적은 16,929㎡이며, 이중 공동주택 획지는 16,857㎡다. 나머지 72㎡는 가스정압시설(대토부지)이다. 일반상업지역인 공작아파트의 용적률 체계는 ▲기준용적률(400%) ▲허용용적률(420%) ▲상한용적률(490%) 등이다. 허용용적률에서 상한용적률로 가기 위해선, 70%p 용적률이 증가되어야 한다. 기부채납이 필요하다.
공작아파트는 땅이 협소한 터라, 기부채납은 임대주택(장기전세) 위주로 이뤄진다.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별로 ▲59㎡(20세대) ▲72㎡(35세대) ▲84㎡(30세대) 등 총 85세대다. 기부채납 양은 토지지분 1,747㎡과 건축물(환산부지) 448㎡을 더한 2,195㎡다. 공작아파트는 종상향을 전제로 한 재건축이 아니기에, 현재 여의도 내 가중치 이슈와는 관련이 없는 곳이다. 기부채납(2,195㎡) 면적을 사업대상지 면적(16,929㎡)으로 나눈 순부담률은 약 13%로 계산된다.
작년 11월 서울시로부터 지정고시받은 정비계획(안) 상 주차계획은 1,215대다. 공작아파트는 주차상한제 적용 지역이라, 주차 대수는 향후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받아야 한다. 공공보행통로 2개소는 지역권을 설정해 향후 외부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 전체 예상 세대 수는 582세대(공공임대주택 85세대 포함)다. 높이계획은 최고 50층, 200m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