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최초 시공사 선정'이라는 타이틀 확보에 남은 하반기 전사 역량을 끌어모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우징워치 취재 결과, 현대건설은 2개 입찰금액을 제안했고 포스코이앤씨는 1개 입찰금액을 제출했다.
20일 정비업계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이날 오후 2시 시공사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예정대로 입찰에 참여했다. 당초 한양아파트 시공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삼성물산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날 입찰 마감을 기점으로 '2파전' 경쟁 구도가 확정됨에 따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10월 29일(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복수의 건설사가 참여하면서 한 차례 유찰도 없이 곧바로 유효 경쟁이 성립하게 됐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자재값·인건비로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은 여타 사업장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금번 한양아파트 입찰지침서에는 별도로 평당 공사비 예가가 없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입찰 제안금액에 정비업계 관심이 쏠렸다.
먼저, 현대건설은 입찰제안서를 통해 2개 공사비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안설계는 평당 공사비 880만원, 대안설계를 진행할 경우엔 평당 공사비 824만원이다. KB부동산신탁은 전체 공사비를 건드리지 않고,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원안설계와 대안설계 모두 총 공사비가 동일한 상황에서, 평당 공사비가 다른 건 '건축 연면적'과 관련 있다. 총 공사비는 건축 연면적x평당 공사비로 도출된다.
현대건설은 지상층에 있는 상업시설(상가)을 지하층으로 지어, 여유가 생긴 용적률만큼 오피스텔을 추가로 짓겠다는 전략을 구상해 왔다. 지하층은 용적률 산정식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합원 입장에선 분양수익이 증가할수록, 개별적으로 내야 할 분담금이 줄어든다. 현대건설은 분양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고민해, 동일평형에 입주하는 조합원들의 경우 추정분담금을 내지 않게끔 만들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이앤씨는 원안설계와 대안설계 모두 평당 공사비 798만원을 최종 제안한 것으로 하우징워치 취재 결과 파악됐다. 당초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던 '780프로젝트'보다, 평당 공사비는 약 10% 정도 상향 조정된 수치다. 원안설계와 대안설계 모두 총 공사비와 평당 공사비가 동일하기 때문에, 건축연면적도 동일하다.
한양아파트 A주민은 "지난해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고시하는 과정에서 추정분담금이 많지 않았지만, 올해 정비계획(안) 공람공고 과정에서 생각보다 추정분담금이 많아져 놀랐다"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평당 공사비를 꼼꼼하게 잘 비교해 추정분담금을 줄여줄 수 있는 곳을 선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모두 각사가 보유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겠다고 제안한 점은 동일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The H),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론칭한 오티에르(HAUTERRE)를 전면에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브랜드는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티에르를 적용해 만들어진 아파트 단지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은 지난해 방배신동아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현대건설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면서, 포스코이앤씨가 수주에 성공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포스코이앤씨가 방배신동아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에 오티에르 홍보관(내방역 8번출구)을 지어 조합원들에게 홍보했지만 조합 측에서 묵인했다는 점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입찰이 마감됨에 따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여의도 공작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결과에도 정비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의 입찰 참여는 확정적인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공작아파트에도 모습을 드러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만 한양·공작아파트 입찰 일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포스코이앤씨 입장에서 두 곳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공작아파트 입찰에 참여하는지 여부가 향후 한양아파트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여의도 내 시범아파트와 삼부아파트, 대교아파트 등 연달아 재건축 대어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많은 건설사들이 한양·공작아파트 입찰 진행과정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모니터링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