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남산타운아파트 맞은편에 위치한 신당9구역이 공동사업시행자가 되어줄 시공사 입찰에 나선 가운데, 꽤 오랫동안 해당 구역을 점찍어 온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홍보 직원들을 풀어 재개발 반대 주민들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직접 설득하러 다녔고, 개발계획(안)을 통해 청사진을 제시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30일 정비업계 따르면 건축심의를 마친 신당9구역이 '공동사업시행자 겸 건설업자' 선정에 나선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과 코오롱글로벌이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 조합 측 자료(설계도서·입찰안내서)를 받아갔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입찰서와 산출내역서를 함께 제출해야 하는 경우 입찰 마감일 45일 전까지 현장설명회를 열어야 한다. 신당9구역 입찰 마감일은 내년 1월 13일(금)이다.

신당9구역 조합이 안내한 공사비 예정금액은 약 1,210억원(VAT 별도)이며, 평당 공사비 입찰상한가는 742만5,000원(VAT 별도)이다. 조합에 사업비 명목으로 지급해야 할 대여금은 약 656억원이다. 건설업자는 입찰제안서에 공사비와 대여금을 명확히 구분한 뒤, 비용 내역 및 조달계획을 제안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쉽게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공동사업시행 시공사 선정기준이다.

공사비는 건설업자가 직접 조달해야 하며, 조합 명의로 차입할 경우 대출이자를 전액 건설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대여금도 건설업자가 직접 차입해 조합에 빌려줘야 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건설업자가 지급 보증을 서고 조합이 직접 자금을 차입할 경우에도 건설사가 대출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사업비(공사비·대여금) 관련 자금조달을 사실상 전적으로 시공사가 100% 이행해야 하는 걸로 보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그 어느 때보다 수주 '옥석 가리기'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정비구역에서 시공사 모시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정도로 한 두차례 유찰되는 건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당9구역은 높이 제한도 있고, 거주하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라 재개발로 향하는 길이 쉽지 않다는 건설사의 판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신당9구역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5년 1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2009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1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남산 고도제한으로 묶여 있는 지역이라 다른 구역 대비 낮은 사업성으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진도를 빼지 못했다. 반대하는 주민들끼리 도시재생 사업도 시행했지만, 현재 반대하던 주민들은 집을 팔고 떠난 상황이다.

신당9구역에서 30년을 거주한 A주민은 "처음에는 낙후된 주거환경도 개선되고 새 아파트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재개발에 찬성했지만, 사업성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된 불협화음으로 현재는 반대 입장"이라며 "매년 하는 조합 정기총회 때마다 참여 독려차 지급한다는 현금 10만원은 누구 비용으로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어르신들은 뭘 동의하는지도 모르고 하시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재개발을 찬성하는 B주민은 "보시다시피 비탈길이 심해 눈이라도 내리면 이동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주차할 곳은 아예 없어서 버티고개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데 하루 빨리 재개발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