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해 상반기 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한 강북구 번동 454-61 일원(이하 강북구 번동 2차 후보지)의 관리계획(안) 수립이 진행 중인 가운데,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구역을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을 위한 눈치싸움이 본격화됐다. 가장 먼저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454번지는 이미 지난해 2월 코오롱글로벌을 시공사로 맞이한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각자 셈법에 따라 치열한 물밑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31일 정비업계 따르면 모아타운 2차 후보지로 선정된 강북구 번동 내에서 458-31번지 일대(4,946㎡)와 471-118번지 일대(9,510㎡)가 조합설립인가를 강북구청에 신청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강북구청 주거정비과는 조합설립인가 인가에 앞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법정 절차인 공람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2개 구역 모두 올해 상반기 중 무난하게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하게 되면 보통 사업 자금 확보 목적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사실 대형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 개발은 사업성이 크지 않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1~2개 단지의 나홀로 아파트가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들의 브랜드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저층주거지의 새로운 정비모델로 '모아타운' 사업을 발표하면서 대형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모아타운 사업으로 인해 공사 면적이 넓어지면서, 수주를 할 때 우선순위에서 배제시켰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 바뀌었다. 실제 모아타운 추진위 사무실에는 삼성물산·GS건설·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놓고 간 홍보 물품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일반 재개발·재건축을 수주하는 것과 달리, 모아타운은 복수의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구역에서 선택을 받아야 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모아타운 후보지 내에서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조합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고 컨택한다"며 "그중에서도 모아타운 구역 가운데 있는 곳을 먼저 선점하게 될 경우, 옆 구역들도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게 되는 만큼 조금 더 신경써서 영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북구 번동은 모아타운을 중심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진행상황을 체크하며 영업전략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강북구 번동 2차 후보지의 경우, 코오롱글로벌이 시범사업지 선점효과를 누리며 번동6구역 시공권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5개 구역은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구역마다 선호하는 대형건설사 브랜드가 다르기 때문에 향후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