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모아타운 사업의 제도적 연착륙 차원에서 '모아타운 2.0 추진계획'을 수립해 이달 선보인다. 작년 1월 소규모주택정비(모아타운) 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는 선정 기준과 지원 방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실행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2023년 공모부터는 사업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원 자격요건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9일 업계 따르면 서울시는 모아타운 자치구 공모에 앞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설명회를 필수적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또한 사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공모 신청 대상지 안에 조합 혹은 사업시행 예정지가 '최소 3개 이상' 포함되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시행 예정지의 경우엔 주민동의율 30% 이상을 받아야 공모 신청 자격이 부여된다.
현재 국토부·서울시 관리 모아타운 후보지는 총 65개소다. 이중 ▲강북구 번동 ▲중랑구 면목동 ▲금천구 시흥3동 ▲금천구 시흥5동은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이 수립되면서 모아타운으로 지정·고시됐다. 이들 4곳의 공통점은 모아타운 후보지로 지정되기 이전에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설립돼 있거나 해당 사업을 오랜 기간 진행해 왔던 곳이다.
특히 시범사업지인 강북구 번동은 2019년부터 PM사인 ㈜이룸에이앤씨 주도 하에 5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구역이다.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도 5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합 시공하기로 결정돼 있던 상황이었다. 서울시가 강북구 번동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한 것도 정책 취지에 부합할 뿐더러 사업 성공률도 높다 판단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지배적인 시각이다.
마찬가지로 중랑구 면목동도 모아타운 관리계획상 총 7개 구역에서 5개가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상황이다. 이중 3개 조합이 DL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놓은 상황이다. 모아타운 관리계획이 수립된 금천구 시흥3동과 5동도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고 금천구청으로부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모아타운 후보지는 관리계획이 수립된 4곳을 제외하면 정확히 61개소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모아타운 후보지를 배출하지 못한 곳은 단 한 곳, 동대문구다. 동대문구를 제외한 나머지 24개 자치구는 예산(시비·구비)이 마련되는 순서대로 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도시계획업체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은 진행되고 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현장도 있다"며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지분쪼개기를 통해 빌라를 짓고 모아타운 공모를 신청한 뒤, 후보지를 선정되고 난 후에는 모아타운 호재를 사용해 분양을 완료하고 현장을 떠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모아타운 사업이 본격화된 2022년에는 전체 면적이 10만㎡ 미만, 노후도 50% 이상 등의 법적기준만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일부 대상지의 경우 주민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돼 주민 갈등과 투기 세력으로 인해 각종 민원이 발생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공모요건을 개선하기로 한 것도 앞선 배경과 무관치 않다.
서울시는 자치구 공모 외에도 언제든 모아타운 대상지로 '수시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설명이다. 추가적으로 관리계획이 수립되기 이전에 모아타운 구역을 우선 지정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수립하고 있다. 한편, 모아타운 사업은 지난해 시민들이 뽑은 '서울시 10대 정책' 1위에 선정되며 정비업계 핫키워드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