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합 설립 2년차를 맞는 강북구 번동6구역(454-61 일대)이 작년 상반기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된 가운데, 대상지 내 다른 구역과 사업 진도가 다른 번동6구역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모아타운 대상지 내에서 유일하게 시공사(코오롱글로벌) 선정까지 마친 번동6구역이 모아타운 관리계획(안) 수립에 발맞춰 혼자 사업속도를 낼지, 아니면 다른 구역들과 보조를 맞춰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6일 업계 따르면 번동6구역은 지장물 차단 및 이주관리·범죄예방 용역업체를 선정했고 조만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확정할 계획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번동6구역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따르기 때문에 사업시행계획(안)에 관리처분 내용을 포함해 인허가를 받는다. 이주관리·범죄예방 용역업체를 선정한 건 사업시행계획 후 이뤄질 조합원 이주작업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다.
번동6구역이 포함된 모아타운 후보지는 구역별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설립인가를 앞둔 곳부터 구역계를 다시 정해 동의서를 징구하는 곳까지 사업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물론 모아타운 관리계획(안)은 뉴타운 사업의 재정비촉진계획(안)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모아타운 내 일부 구역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개발 가능한 나머지 구역은 그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된다.
다만 시범사업지인 강북구 번동1~5구역은 조합설립인가 시점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코오롱글로벌을 시공사로 통일했다. 현재 동시착공을 목표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위한 물밑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길 건너편 번동6구역 조합원(87명)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앞선 배경과 무관치 않다. 모아타운 후보지 내 다른 구역을 기다리게 될 경우, 사업속도 지연과 비용 부담은 오롯히 조합원들의 몫이다.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또한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동시 착공'을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번동6구역 외 다른 구역(번동 7~10구역)을 수주해야 가능한 일이다. 현재 시범사업지인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은 각각 코오롱글로벌과 DL건설이 브랜드 타운화를 위한 선례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도 번동6구역을 시작으로 모아타운 후보지 내 다른 구역 시공권도 확보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강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은 2개 건설사가 각각 보유한 브랜드로 대단지 아파트를 만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그 외 다른 후보지들은 구역별 속도 차이로 인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만들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번동6구역은 3종일반주거지역인데 반해, 모아타운 후보지 내 다른 구역은 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땅의 가치도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번동6구역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최대 장점인 속도를 살린다면 모아타운 관리계획(안)에 발맞춰 개발사업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모아타운 후보지 내 다른 구역과 보조를 맞춘다면 사업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모아타운 후보지(65개) 중에서 시범사업지를 제외한 다른 후보지들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지 맞은편에 위치한 번동6구역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강북구 번동6구역은 2021년 11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위한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듬해 1월 조합원들은 총회 투표를 거쳐 코오롱글로벌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그 해 6월에는 서울시 모아타운 공모를 통해 후보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번동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사업위치는 서울시 강북구 번동 454-10번지 일원이며, 구역면적은 약 2,756평이다. 조합원 수는 8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