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중화역2구역이 올해 모아타운 공모를 준비 중인 가운데, 시공권을 쥐고 있는 DL건설과 계룡건설의 움직임도 관전 포인트로 주목된다. 중화역2구역은 옛 중화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정비예정구역 타이틀을 내려놓고 구역별로 쪼개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DL건설은 중화역2-1, 2-2구역 시공권을 확보했으며, 계룡건설은 중화역2-5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2일 중화역2구역 통합사무실에 따르면 현재 구역계를 확정짓지 않았지만 올해 예정된 서울시 모아타운 공모를 물밑에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모아타운 공모 사업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화역2구역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사무실은 구역 내 이미 3개 조합이 만들어져 있어 선정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통합사무실에는 중화역2구역 조합과 공동사업시행사인 한다종합건설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중화역2-1구역의 경우, 당초 DL건설과 중흥건설이 맞붙었지만 조합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DL건설이 선정됐다. 중화역2-2구역은 유효경쟁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DL건설이 수의계약 형태로 무혈입성했다. DL건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화역2구역 시공권 확보를 통해 모아타운 조성을 위한 초석을 다질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e편한세상' 브랜드 타운화 전략으로 공사 면적을 늘리는 방향으로 틈새시장을 잘 파고드는 모양새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받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조합설립인가 직후 건설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원활한 사업 자금을 공급받으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중화역2-1, 2-2, 2-5구역도 마찬가지로 같은 이유에서 조합원 투표를 거쳐 DL건설과 계룡건설을 선정했다. 3개 조합은 건설사로부터 빌린 대여금을 조합 운영비와 용역계약에 따른 대금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L건설과 계룡건설은 중화역2구역이 모아타운 공모 신청할 때, 구역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치열한 눈치싸움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되면 공사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수익창출과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룸에이앤씨가 있는 강북구 번동은 코오롱글로벌이, ㈜엠아이하우징이 꽉 잡은 중랑구는 DL건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 기간이 무기한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인데, 오히려 언제 진행될지도 모르는 모아타운 공모를 기다리는 것 자체가 맞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조합과 건설사들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의 한 목소리다.
A조합원은 "조합·건설사가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 취지는 모르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공동사업시행사인 한다종합건설에 나가는 수수료와 조합 운영비,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예측 불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모아타운 공모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게 맞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