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화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중화2구역'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인 가운데, 구역 2곳의 시공권을 미리 선점한 DL건설이 'e편한세상' 브랜드로 통합개발에 나서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주민들 사이 조성되자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현재 9개 구역에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사업을 접목시켜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로 만들어 나가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실현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5일 정비업계 따르면 중화2구역 소속 9개 구역을 한데 묶어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자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중화역2-1, 2-2구역 시공권을 거머쥔 DL건설의 아파트 브랜드(e편한세상)로 이름을 짓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중화역 2-1, 2-2구역은 올해 1월 17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이후 열린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DL건설이 조합원들의 간택을 받았다.
다만, 같은 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2-5구역은 계룡건설산업이 시공사 지위를 확보한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조합원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건설사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귀책사유가 없는 건설사 지위를 이전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에, 2-5구역 시공은 계룡건설산업이 맡되 1개 대단지 아파트로 통일감 있는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DL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사용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중화2구역은 지난 2003년 재정비촉진지구(중화뉴타운)로 지정됐고, 2011년 구역 지정까지 이뤄냈으나 현재는 해제된 상황이다. 지난해 공공재개발로 선회했지만, 다시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방향키를 돌려 모아타운 사업과 비슷한 컨셉으로 재개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가로주택정비사업 인가를 받은 구역과 맞닿아 있는 곳들은 모아타운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랑구청에 따르면, 중화2구역은 올해 실시한 자치구 공모에는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3구역과 2-6구역이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어, 향후 DL건설이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미 2-1, 2-2구역을 확보한 터라 2곳만 추가적으로 확보한다 하더라도 일정 규모 이상의 면적을 확보할 수 있게 돼 괜찮은 수주실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 중화1구역도 건설사 컨소시엄의 이름을 각각 따왔다. 1군 건설사로 분류되는 SK에코플랜트와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명을 가져왔다. DL건설은 작년 1월 DL㈜로부터 인적분할된 DL이앤씨와 공동으로 e편한세상 주택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엘리프(ELIF) 신규 브랜드를 런칭했고, 'LIFE' 스펠링을 변형해 삶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겠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두 회사의 2022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는 같은 10위권이다. DL건설의 건축분야 시공능력평가액은 3조800억원으로 12위에 랭크돼 있으며, 동일한 기준으로 계룡건설산업은 1조9,300억원으로 19위에 올라있다. DL건설의 'e편한세상' 브랜드가 인지도와 대중성 부문에선 더 앞서는 건 맞지만 계룡건설산업이 시공만 하고 자사 브랜드명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3곳도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계도 아니고, 일부 주민들 위주로 e편한세상 브랜드로 통일감 있게 가는 게 어떠냐는 의견에서 비롯된 것일 뿐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아파트 브랜드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며, 주변 가로주택정비사업 구역이 진도를 어떻게 빼느냐에 따라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