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동역(1·2호선·우이신설선)을 품은 숭인동1169구역이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재개발 방향성을 두고 주민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정비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공공재개발과 민간재개발(지역주택조합) 추진 주체 간 협의 없이는 노후화된 주거 환경 개선이 어려운 만큼, 사업 현실화 가능성을 감안해 주민들 간 합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13일 정비업계 따르면 숭인동1169구역은 ▲공공재개발(주민봉사단) ▲민간재개발(지역주택조합) ▲상가 소유주 반대로 인해 주민들 간 개발 방향성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3개 주체 모두 각자 처한 상황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숭인동1169구역 토지등소유자(총 123세대) 현황을 살펴보면, ▲주택(64세대) ▲상가(51세대) ▲교회(1세대) ▲기타 근린생활시설(7세대)로 고루 분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숭인동1169구역은 지난 2021년 3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며, 그간 3차례 주민설명회를 열며 정비계획(안) 입안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 지역은 100% 준주거지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구역 면적은 약 14,158㎡다. 예상되는 주택공급계획 세대 수는 약 710세대로, 이중 조합원 분양분(124세대)과 공공임대주택(194세대)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은 주택·상가·업무시설을 모두 합해 382세대다.
사업성과 직결되는 용적률은 최대 600%가 적용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르면, 준주거지역 기본용적률과 법적상한용적률은 각각 400%, 500%다. 다만 공공재개발은 법적상한용적률(500%)의 1.2배까지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용도지역을 상향 조정하는 데 따른 인센티브가 아니므로 별도의 의무 기부채납이 발생하지 않는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중 1단계 종상향을 진행하는 곳보다 혜택이 크다는 의미다.
숭인동1169구역이 공공재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선 주민동의율 추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구역 내 자리잡은 동대문제일교회 이전 관련 합의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종교부지는 구역면적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민간재개발을 원하는 일부 주민, 상가 소유주들과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부분 오랫동안 거주해 온 원주민들이기 때문에 주거환경 개선이 가능한 방향으로 의견을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공재개발을 진행하더라도 아파트 브랜드는 주민투표로 진행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제29조8항에 따르면, 주민대표회의가 시공사를 추천할 경우에는 사업시행자가 추천받은 건설사를 선정해야 한다는 점이 기재돼 있다. 공공재개발은 민간재개발 사업과 동일한 관리처분방식으로 진행된다. 주민들이 소유권(재산권)을 사업기간 내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을 진행하는 목적은 단순한데, 주민들의 노후화된 주거환경 개선이 제1원칙이다"라며 "숭인동1169구역의 경우, 오랜 기간 재개발이 진행되다가 무산됐던 사례가 있었기에 주민들 간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하나의 방향성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재개발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