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단지가 용도지역 종상향(제3종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일반상업지역)을 전제로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용적률 혜택을 받기 위해 기부채납해야 할 토지가 기존 예상치보다 많아질 것이란 화두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카카오톡 단체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논란의 핵심 키워드는 '가중치'다. 가중치는 허용용적률에서 상한용적률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기부채납 양을 결정짓는 값 중 하나다.
20일 정비업계 따르면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지난 달 4일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에서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받았다.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최근 정비계획 변경(안) 관련 수정사항을 토지등소유자들한테 알렸고, 토지등소유자들은 이 과정에서 기존 신속통합기획(안)에서 안내받았던 내용보다 토지 기부채납 비율이 달라졌음을 인지했다. 토지 기부채납을 결정짓는 가중치가 '1'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용적률은 전체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이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에서 용적률은 조합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입을 결정짓는다. 기업으로 따지면 매출액인 셈이다. 용적률은 ▲기준용적률 ▲허용용적률 ▲상한용적률 ▲법적상한용적률 등 4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기준용적률에서 허용용적률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선, 장수형주택·공공보행통로·부대복리시설 외부 개방 등의 요건(필수·선택)을 충족해야 한다.
그 다음, 허용용적률에서 상한용적률까지 혜택을 받으려면, 인허가청(서울시·구청)과 치열한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때 토지·건축물 기부채납의 양과 종류를 협의를 통해 도출해야 한다. 토지·건축물 기부채납을 무엇으로, 얼마에 하느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용적률이 결정된다. 쉽게 말해, 공공성(기부채납)과 사업성(용적률)의 균형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단계다. 조합원들의 분담금도 이때부터 가늠할 수 있다.
상한용적률을 받기 위한 식은 [상한용적률 = 허용용적률 + 허용용적률 x 1.3 x 가중치 x (X/1-X) + 허용용적률 x 0.7 x (Y/1-X)]다. 우리 나라에서 재건축 정비사업을 할 때에는 상기와 같은 식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허용용적률 x 1.3 x 가중치 x (X/1-X)] 부분이 토지 기부채납이고, [허용용적률 x 0.7 x (Y/1-X)] 부분이 건축물 기부채납이다. 자세히 뜯어보면, 토지 기부채납 부분에는 가중치가 계산식에 포함돼 있다.
가중치는 종상향이 없을 경우 '1'이다. 다만, 종상향을 전제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게 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1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카카오톡 단체방을 중심으로 여의도 주민들이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점은 서울시가 그동안 여의도 지구단위계획(안)과 시범·한양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가중치=1'을 전제로 설명해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범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 수정가결 과정에서 가중치가 1이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가중치가 떨어지면, 당연히 기존 토지 기부채납으로 받을 수 있는 상한용적률도 줄어든다. 기존에 계획한 상한용적률을 받기 위해선, 추가적으로 기부채납 양을 더 늘려야 한다. 카카오톡 단체방을 중심으로 가중치 관련 여론이 들끓게 되자, 정치권에서도 서울시에 관련 질의(가중치)를 던지며 물밑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여의도 A주민은 "올해 공람공고된 여의도지구단위계획(안)과 시범아파트·한양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 협의 과정에서도 서울시는 일관성 있게 '가중치=1'을 전제로 설명해 왔지만, 금번 여의도 시범아파트에서 가중치가 1 미만으로 적용됨에 따라 이슈화되고 있는 거 같다"며 "가중치가 바뀌면 기존 상한용적률을 적용받기 위해선 기부채납 비율을 더 늘릴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사업성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B주민은 "시범아파트 내에서도 수정가결된 내용 중 가중치로 인해 토지 기부채납 부담이 늘어나는 사실을 모르는 주민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며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과 정비사업위원회에서 이 점에 대해 토지등소유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며, 연내 예정된 정비계획 변경(안) 고시작업을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