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뉴타운 내에서도 알짜 입지로 손꼽히는 흑석1구역이 조합장 보궐선거 결과를 발표하며 지난 1년 간 공석이었던 조합장 자리를 채웠다. 1기 집행부 관리이사가 근 1년 간 조합장 직무대행 역할을 했지만, 신규 업무는 사실상 중단됐던 터라 신임 조합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조합설립 업무를 주도했던 장본인이라 전열 재정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10일 정비업계 따르면 흑석1구역 선거관리위원회는 기호1번으로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송주현 씨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고 9일 밝혔다. 송주현 신임 조합장은 전임자의 잔여 임기(약 2년)를 수행하게 된다. 흑석1구역 조합장 보궐선거는 추진위원장 출신이었던 두 후보가 출마하며 관심을 모았다. 송주현 조합장이 상대 후보를 근소한 표 차이로 앞서며 간발의 차로 당선됐다.
보통 표 차이가 얼마 나지 않을 경우, 패배한 후보 쪽 조합원들이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일부 재개발 현장에서는 패배한 후보 측에서 투표 용지를 일일이 복사해 달라며 조합에 정보공개를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흑석1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지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초기 단계라, 선거 후 불필요한 대립은 서로 자제하자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흑석1구역 선거에 출마한 2명의 후보 모두 투표권을 가진 전체 조합원 수의 과반 지지율을 받지는 못했다. 작년 8월에도 조합장 선출 총회를 열었지만 2명 모두 지지율이 비슷해 당락을 가르지 못했다. 정관에 기재돼 있는 조합장 선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흑석1구역은 조합원의 3분의1 가량이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고 조합원 자격으로 부여받은 투표 권리도 행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주 열린 두 번째 조합장 선출 정기총회에서 의결 정족수가 미달하더라도 다득표 순으로 조합장을 뽑자는 안건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작년 4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선출된 초대 조합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약 2개월 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직무대행 체제로 조합 업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흑석1구역은 다득표 순으로 조합장 자리를 채우자는 안건을 함께 상정하며 정기총회를 열었던 것이다.
송주현 조합장은 조합 설립을 위해 제반 절차를 진행했던 장본인으로 약 1년여 만에 집행부 수장에 오르게 됐다. 흑석뉴타운 10개 구역 중에서 완공 후 입주를 마친 곳은 총 5개 구역(4구역·5구역·6구역·7구역·8구역)이다. GS건설이 짓는 흑석리버파크자이(흑석3구역)도 예정대로라면 올해 2월 28일 입주를 시작한다. 조합설립인가 후 1년을 조합장 부재기간으로 보냈던 흑석1구역은 올해 사업시행계획인가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
흑석1구역 조합원은 "힘겹게 조합 지위를 얻은 만큼 올해에는 가시적 성과가 있길 바란다"며 "여전히 흑석1구역 내에서도 재개발에 찬성·반대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조합원들이 있다는 점은 걱정이지만, 신임 조합장이 새 집행부와 함께 분위기 전환을 이뤄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